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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036년까지 달 핵발전소 건설 계획… 美·中과 20조원 헬륨-3 자원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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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2036년까지 달 핵발전소 건설 계획… 美·中과 20조원 헬륨-3 자원 쟁탈전

로사톰·쿠르차토프연구소 총동원 10년 프로젝트… 영하 170도 달 밤 14일 극복
NASA도 2030년 100kW 원자로 배치 맞대응… 우주 영토권 선점 경쟁 가속
러시아가 2036년까지 달 표면에 핵발전소를 건설해 중국과 함께 추진하는 달 기지를 상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중국과 우주 자원 선점 경쟁이 본격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가 2036년까지 달 표면에 핵발전소를 건설해 중국과 함께 추진하는 달 기지를 상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중국과 우주 자원 선점 경쟁이 본격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러시아가 2036년까지 달 표면에 핵발전소를 건설해 중국과 함께 추진하는 달 기지를 상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중국과 우주 자원 선점 경쟁이 본격화했다.

최근 로이터와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항공우주 전문기업 라보치킨 협회와 달 전력 시설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kg2000만 달러(289억 원) 가치의 헬륨-3 등 막대한 경제 가치를 지닌 달 자원 확보를 위한 강대국 간 치열한 각축전으로 번질 전망이다.

로사톰·쿠르차토프연구소 주도 달 에너지 자립 프로젝트


러시아 국가원자력공사(로사톰)와 쿠르차토프 연구소가 기술 설계를 맡은 이번 사업은 달 기지의 영구 운영 체제 전환을 목표로 한다. 로스코스모스는 "일회성 탐사에서 벗어나 영구 달 기지 운영 체제로 전환하는 결정적 단계"라고 밝혔다.

이 발전소는 달 표면의 로봇 탐사선, 과학 관측소, 중국과 공동 추진 중인 '국제 달 과학 연구 스테이션(ILRS)' 전체에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특히 영하 170도까지 떨어지는 달의 밤(지구 기준 약 14) 동안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핵발전 기술이 필수다. 드미트리 바카노프 로스코스모스 총재는 지난 6"달 핵발전소 건설은 금성 탐사와 함께 러시아 우주 전략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NASA 2030100kW 원자로 배치… 출입 제한 구역 선포 전략


미국도 러시아에 맞서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8월 발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우주 안보 강화 방침에 따라 2030년까지 달 표면에 100kW급 소형 원자로를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 대행은 "현재 중국·러시아와 달을 향한 경주 중이며, 기지 구축에는 안정적 에너지가 필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인프라 구축 경쟁이 단순한 과학 연구를 넘어 '우주 영토권'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내부 문서에 따르면 선제적 원자로 설치를 통해 특정 지역에 '출입 제한 구역(Keep-out zone)'을 선포해 우주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작용하고 있다. 국제 우주법상 핵무기 배치는 금지되지만 에너지용 핵시설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활용한 지정학 전략이다.

100t 헬륨-3·희토류 확보 경쟁… 2026년 아르테미스 II가 분수령


달 점유 경쟁 이면에는 막대한 경제 가치가 숨어 있다. 달 표면에는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인 '헬륨-3'가 약 100t 매장됐으며, kg당 약 2000만 달러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등 첨단 기기에 필수적인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자원도 풍부해 각국은 채굴을 위한 장기 체류 인프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주 개발의 분수령은 2026년 초로 예정된 미국의 유인 달 궤도 비행 임무인 '아르테미스 II(Artemis II)'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2023년 루나-25호 추락 사고로 실추된 위상을 회복하려고 2030년대 초반까지 핵발전소 핵심 부품의 달 수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분석가들은 "달의 에너지 자립 여부가 향후 화성 탐사 및 심우주 개척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