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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왜 이스라엘제 '우주 방어막' 애로우-3에 9조 원을 쏟아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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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왜 이스라엘제 '우주 방어막' 애로우-3에 9조 원을 쏟아부었나

기존 계약 2배 늘려 총 67억 달러 규모 '빅딜'…이스라엘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총알로 총알 맞히는' 우주 요격 기술…아이언 돔·다비즈 슬링 잇는 다층 방어의 '지붕'
전문가 "지난해 '12일 전쟁'서 한계 노출…단순 무기 도입만으론 러시아 위협 못 막아"
이스라엘이 개발한 애로우-3(Arrow-3)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대기권 밖 우주 공간에서 '직격 파괴(Hit-to-kill)' 방식으로 적 탄도탄을 요격하는 이 시스템은 독일 주도의 '유럽 영공 방어 계획(ESSI)'의 핵심 자산으로 채택되었다. 사진=내셔널 인터레스트이미지 확대보기
이스라엘이 개발한 애로우-3(Arrow-3)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대기권 밖 우주 공간에서 '직격 파괴(Hit-to-kill)' 방식으로 적 탄도탄을 요격하는 이 시스템은 독일 주도의 '유럽 영공 방어 계획(ESSI)'의 핵심 자산으로 채택되었다. 사진=내셔널 인터레스트
독일이 이스라엘의 최첨단 탄도탄 요격 체계인 '애로우-3(Arrow-3)' 도입 규모를 대폭 확대하며 유럽 재무장의 선봉에 섰다. 지난 가을 유럽 각국 영공을 침범한 정체불명의 드론 사태와 고조되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권 밖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최종 방어선'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미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이달 초 이스라엘과의 애로우-3 구매 계약을 갱신하며 주문량을 대폭 늘렸다. 기존 계약에 약 31억 달러(약 4조 4800억 원)를 추가해, 총사업비는 67억 달러(약 9조 68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단일 무기 체계로는 이스라엘 방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다.

독일의 이번 결정은 유럽 15개국이 참여하는 통합 방공망 구축 프로젝트인 '유럽 스카이 실드 이니셔티브(ESSI·European Sky Shield Initiative)'의 일환이다. 독일은 자국 영공뿐만 아니라 나토(NATO) 동부 전선의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로우-3 포대를 나토 동맹국에도 단계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우주에서 '직격 파괴'…이스라엘 다층 방어의 '지붕'


애로우-3는 우주 공간(지구 대기권 밖)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도록 설계된 상층 탄도탄 요격(MD) 체계다.

작동 원리는 정밀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적 미사일이 목표를 향해 하강하기 전, 우주 공간에서 요격체가 직접 충돌하여 무력화하는 '직격 파괴(Hit-to-kill)' 방식을 사용한다. 파편을 이용해 요격하는 방식보다 확실한 파괴력을 보장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총알로 총알을 맞히는 것'에 비유될 만큼 고난도의 정밀 유도 기술이 요구된다.

이 시스템은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방공 철학의 정점(頂點)에 있다. 이스라엘은 최하층의 '아이언 돔(단거리)', 중층의 '다비드 슬링(중거리)', 그리고 최상층의 '애로우-2/3'로 이어지는 촘촘한 다층 방어망(Multi-layered defense)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 무기인 '아이언 빔'까지 추가돼 저고도 방어 밀도를 더욱 높였다. 독일은 이 중 가장 높은 고도에서 적의 장거리 탄도탄을 막아낼 '지붕' 역할을 할 애로우-3를 선택한 것이다.

유럽을 강타한 '드론 공포'…그러나 '만능 방패'는 없다


독일이 이처럼 방공망에 집착하는 이유는 지난 가을 유럽 나토 회원국 영공에서 잇따라 발생한 드론 침범 사태 때문이다. 당시 유럽 지도부는 러시아가 드론과 미사일로 대규모 공습(Swarm)을 감행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외신은 "애로우-3가 만능열쇠는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일부 서방 매체가 '12일 전쟁'으로 부른 2025년 6월의 이스라엘-이란 충돌의 교훈을 상기시켰다. 당시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다층 방공망을 가동했지만, 이란·하마스·후티가 동시다발적으로 쏘아 올린 미사일과 드론, 극초음속 무기의 파상 공세를 완벽히 막아내지 못했고 텔아비브 등 주요 거점이 타격을 입었다.
외신은 "이스라엘 방위산업 기반 역시 이미 과부하 상태"라며, 독일이 원하는 2029년(나토가 예상하는 러시아의 침공 시점)까지 충분한 수량의 애로우-3를 공급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와 같은 군사 강국을 상대로 애로우-3는 일시적인 방어막(Stopgap)일 뿐"이라며,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기보다 실질적인 평화 협상에 나서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