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자동차 시장 ‘피로 신호’…비용 부담에 올해 판매 감소 전망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자동차 시장 ‘피로 신호’…비용 부담에 올해 판매 감소 전망

콕스오토모티브의 2026년 미국 자동차 시장 전망. 사진=콕스오토모티브이미지 확대보기
콕스오토모티브의 2026년 미국 자동차 시장 전망. 사진=콕스오토모티브
미국 자동차 시장이 가격 부담과 소비 여력 약화로 피로 신호를 보이면서 2026년 신차 판매가 4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관세 부담이 겹치며 저소득층 소비자가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서비스·데이터 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전날 낸 ‘2026년 신차·중고차·리스·렌트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1630만 대였던 미국 신차 판매가 2026년에는 1580만 대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에드먼즈도 전기차 수요 둔화와 소비심리 약화를 이유로 판매가 1600만 대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25년 4분기 실적은 엇갈렸다. 포드는 미국 판매가 전년 대비 2.7% 늘었지만 GM은 7%, 현대자동차는 1% 각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수요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관세·보조금 부담, 가격 인상 압박


완성차업체 경영진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전기차 구매 세제혜택 폐지로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전기차 구매에 적용되던 7500달러(약 1086만 원) 세액공제가 폐지되면서 가격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설명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 메시지에서 “그동안 우려해온 위기 요인들이 현실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크리스트 토요타 미국 판매 총괄도 “우리와 경쟁사 모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고는 미국 자동차 시장이 2025년 난관을 버티고 2019년 이후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 직후 나왔다고 FT는 전했다. 관세 인상과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구매를 서두른 수요가 연초 판매를 끌어올렸고, 제조사들이 비용 상승을 일부 흡수하면서 2025년 판매는 2024년 1600만 대에서 1630만 대로 늘었다.

◇ 저가 차종 이탈, ‘K자형’ 시장

그러나 외형적 실적과 달리 시장 내부에서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린 키팅 콕스오토모티브 수석 애널리스트는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이 연평균 9.3%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8년간 평균 상승률 3.2%를 크게 웃돈다. 이후 연간 상승률은 1% 수준으로 둔화됐지만 가격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여기에 유지·수리 비용은 최근 5년간 연평균 8.7%, 자동차 보험료는 13% 상승해 저소득층 부담을 키웠다. 완성차업체들이 소형·준중형차 생산을 줄이고 고마진 대형 차량에 집중한 것도 진입 장벽을 높였다.

키팅은 “신차를 살 수 있는 소비자들은 더 크고 고급한 차량을 산다”면서 “다른 소비자들은 소형차로 옮긴 것이 아니라 신차 시장을 떠나 중고차를 사거나 기존 차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26년 변수는 금리와 인센티브


제시카 콜드웰 에드먼즈 인사이트 총괄은 완성차업체들이 저소득층을 겨냥한 소형차 생산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고소득층 중심 전략을 유지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2026년에는 일부 수요 회복 요인도 있다. 금리 인하로 월 납입 부담이 완화될 수 있고, 만기 도래 리스 차량 약 40만 대가 다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타이슨 조미니 JD파워 데이터·분석 담당 부사장은 “더 공격적인 인센티브와 상용차 판매 확대를 통해 판매를 늘릴 여지는 있다”면서도 “이는 이미 압박받는 수익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