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워싱턴 재무장관 회의서 ‘시장 개입’ 공식화… 서방 광산 생존력 확보 승부수
“싼 중국산 시대 끝났다”… 韓 배터리·반도체, 비용 상승과 공급망 안정 사이 ‘딜레마’
정부, 2030년 탈중국 50% 목표… ‘자원 안보’가 비용보다 우선하는 ‘뉴 노멀’ 진입
“싼 중국산 시대 끝났다”… 韓 배터리·반도체, 비용 상승과 공급망 안정 사이 ‘딜레마’
정부, 2030년 탈중국 50% 목표… ‘자원 안보’가 비용보다 우선하는 ‘뉴 노멀’ 진입
이미지 확대보기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G7 재무장관들이 오는 1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서방 공급망 보호를 위한 구체적 가격 하한선 설정 방안을 확정한다고 7일 전했다.
‘시장 자율’ 포기하고 ‘안보’ 택했다…디리스킹(Derisking)의 실전 돌입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인 ‘공칭 최저가격’은 일종의 자원 가격 보증 수표다. 시장 가격이 서방 기업의 채굴·정제 손익분기점 아래로 폭락할 경우 G7 정부가 차액을 보전하거나 공공 조달을 통해 약정된 가격으로 매입해 주는 구조다. 이는 중국이 국영 기업의 보조금을 앞세워 인위적인 저가 공세(덤핑)를 펼칠 때, 서방 광산 기업들이 줄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안전판’이다.
익명을 요구한 G7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가격을 후려치는 ‘약탈적 가격 책정’ 상황에서 순수 시장 경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G7 모두가 인정했다”면서 “단순한 선언적 경고를 넘어 직접적인 금융 통제 메커니즘을 가동하는 공격적 실행 단계로 진입한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현재 일본을 제외한 G7 국가 대부분은 희토류 영구자석과 배터리 핵심 광물을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 해협 긴장 등을 이유로 공급망을 차단할 경우 서방의 최첨단 방위산업과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기술 생태계가 일시에 마비될 수 있다는 공포가 이번 조치의 방아쇠가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호주·캐나다 등 서방 우방국 내 광산 투자를 견인하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가격 하한제가 도입되면 고비용 구조를 가진 서방 기업들도 중국발 시세 조작과 관계없이 장기적인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어 민간 자본 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곧 전투기·전기차 등 미래 핵심 산업의 ‘탈중국 독립 공급망’ 구축으로 직결된다.
쪼개지는 세계 시장…“통상 마찰 넘어 자원 전쟁 서막”
그러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번 조치로 인해 세계 핵심 광물 시장이 고비용의 ‘서구권 시장(블루마켓)’과 저비용의 ‘중국권 시장(레드마켓)’으로 양분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무력화하고, 통상 환경을 철저히 진영 논리에 가두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중국의 거센 반격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중국 상무부가 희토류 수출 통제 리스트를 확대하거나 서방의 신규 광산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치킨 게임’을 통해 초기 투자를 무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韓 산업계 덮친 ‘고차방정식’…원가 부담과 공급망 안정 사이
반도체·배터리·자동차를 국가 주력 산업으로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가격 하한제가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국내 기업들은 저렴한 중국산 대신 가격이 고정된 고가의 서구권 광물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된다. 이는 곧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공급망의 질적인 면에서는 기회요인이 되는 것도 분명하다. 툭하면 반복되는 중국의 ‘수출 중단’ 위협에서 벗어나 호주나 캐나다 등 신뢰할 수 있는 우방국 중심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의 최대 적인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정부, 2030년까지 中 의존도 50%로 축소…기술 자립 총력전
한국 정부와 산업계도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맞춰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수립한 ‘희토류 공급망 총력 대응체계’를 통해 현재 80%를 웃도는 중국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베트남·호주 등 자원 부국과의 공동 탐사를 확대하고, 광산 투자 전용 펀드를 늘려 민간 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기술적 자립과 자원 선순환 구조 구축도 시급한 과제다. 희토류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저감 기술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집중하고, 폐배터리 등에서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재활용률을 20%까지 끌어올리는 ‘순환 경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 비축 물량을 현재 100일분에서 180일분으로 대폭 늘려 단기 공급 충격에 대비하는 안전망 강화도 필수적이다.
한국은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주요 참여국이다. G7의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한국 기업이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고 ‘비용 상승’에 대한 완충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외교적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자원 시장이 이제 ‘효율성’보다는 ‘안보’를 중시하는 관리 무역 시대로 완전히 접어들었다”면서 “기업은 단순한 수입처 다변화를 넘어 기술 자립과 재활용을 아우르는 공급망 재설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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