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을 인간의 사고 체계로 봐야 할까, 아니면 시장이나 관료제 같은 사회적 장치로 이해해야 할까.
최근 AI의 개념을 둘러싼 논쟁이 기술의 성능을 넘어 사회적 성격과 통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 학계를 중심으로 AI를 인간의 지능에 빗대는 관점 대신 ‘사회적 기술’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접근은 AI를 시장, 관료제, 민주주의처럼 집단적 정보를 처리하는 사회적 장치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 “AI는 사고가 아니라 집단 지식의 집계”
이들은 오늘날의 대형 언어모델을 인간의 사고 체계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신 인쇄술이나 관료제, 시장처럼 인간의 지식을 집계하고 전달하며 재구성하는 문화적 기술의 연장선으로 규정한다. AI가 수행하는 작업은 ‘사고’가 아니라 방대한 인간 경험의 재조합이라는 얘기다.
논문은 취업 준비생이 AI에게 자기소개서 작성을 요청하는 사례를 들며 이는 기계와의 대화라기보다 수백만 명의 과거 지원자 경험과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사고라기보다는 집단적 문화 학습이 기술적으로 매개되는 셈이다.
◇ 시장과 AI의 공통점…하이에크의 통찰
블룸버그는 오스트리아 출신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시장 이론도 함께 소개했다. 하이에크는 지난 1945년 낸 논문에서 시장의 핵심 기능을 ‘누구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는 분산된 정보를 가격이라는 신호로 집계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학자들은 오늘날 AI가 이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본다. 시장이 가격을 통해 인간의 판단을 유도하듯 AI는 확률과 패턴을 통해 방대한 정보의 흐름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AI는 지능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산과 집계의 결과물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전 미국 해군 장관을 지낸 리처드 단지그도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에서 시장, 관료제, 기계 시스템을 모두 정보 처리 장치로 묶어 설명하며 AI와 플랫폼 경제의 결합을 ‘시장과 알고리즘의 혼합체’로 분석한 바 있다.
◇ 그래도 AI는 ‘지능’인가
다만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AI가 실제로 지능적 행동을 보인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동심리학자인 고프닉은 인간은 소수의 사례만으로도 인과관계를 추론하지만 AI는 방대한 데이터 없이는 학습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반면 AI를 인간과 전혀 다른 형태의 ‘외계 지능’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오픈AI 공동창업자인 안드레이 카르파티는 인간과 동물이 지능 스펙트럼의 일부일 뿐이며 대형 언어모델은 전혀 다른 진화 압력에서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지능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 AI 시대의 핵심은 ‘통치 방식’
블룸버그는 “인쇄술이 지식의 폭증을 불러오며 도서관, 색인, 백과사전 같은 제도를 탄생시켰듯이 AI 역시 새로운 규범과 제도적 장치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AI 통제를 기술적 정렬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시장과 민주주의를 관리해온 방식처럼 사회 전체의 자기 통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AI는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지 않더라도 인간 사회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다.
블룸버그는 “AI는 마음도, 시장도 아닌 새로운 존재”라며 “이 기술이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고민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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