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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억 달러 미제 방패, 이란 보복 공격에 구멍 뚫렸다…걸프국 안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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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억 달러 미제 방패, 이란 보복 공격에 구멍 뚫렸다…걸프국 안보 충격

사드 AN/TPY-2 레이더 요르단·사우디·UAE서 파괴…위성사진으로 확인
이란 월 100발 생산 vs 미국 월 6~7발…비대칭 생산력이 방어망 붕괴 불렀다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사드(THAAD) 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 장면. 이란의 대규모 보복 공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UAE에 배치된 사드의 AN/TPY-2 레이더가 직격탄을 맞아 파괴됐다는 사실이 위성 사진으로 확인됐다. 1420억 달러를 투자한 걸프 국가들에게 이번 사태는 미국 방공 시스템의 한계와 생산 비대칭성을 동시에 확인시켜 준 충격적인 실전 교훈으로 기록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사드(THAAD) 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 장면. 이란의 대규모 보복 공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UAE에 배치된 사드의 AN/TPY-2 레이더가 직격탄을 맞아 파괴됐다는 사실이 위성 사진으로 확인됐다. 1420억 달러를 투자한 걸프 국가들에게 이번 사태는 미국 방공 시스템의 한계와 생산 비대칭성을 동시에 확인시켜 준 충격적인 실전 교훈으로 기록됐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수십 년간 걸프 국가들에 팔아 온 방공 우산의 신뢰도가 이란의 보복 공격 한 번에 정면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20일(현지 시각) 인디아 투데이(India Today)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에 배치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와 패트리엇 PAC-3 시스템이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드론 포화 공격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 CNN이 공개한 위성 사진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UAE에 배치된 사드의 핵심 구성 요소인 AN/TPY-2 레이더가 직격탄을 맞았음을 보여줬다.

9개월 만에 무너진 1420억 달러의 약속


2025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리야드를 방문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협력 합의인 1420억 달러(약 209조 원) 규모 무기 패키지를 체결했다. 사드 시스템, 패트리엇 PAC-3 업그레이드와 미사일, 첨단 공대공 무기, 무장 드론, 대규모 탄약 비축이 포함된 이 패키지는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위협에 맞서 사우디 군을 최첨단 장비로 현대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9개월 뒤, 이란이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이 시스템들은 실전 검증대에 섰다. 이란이 발사한 4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약 1000대의 드론이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UAE 등 GCC 6개국 전역의 미군 및 동맹 자산을 향해 날아들었다. 도심, 에너지 시설, 공항, 민간 인프라에 타격이 가해졌다.

위성 사진이 공개한 피해 현장은 충격적이었다. 사우디 프린스 술탄 기지의 사드 레이더 격납고는 검게 그을린 잔해로 변했으며,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기지의 레이더 부지는 검게 탄 파편과 충돌 구덩이로 가득했다. UAE의 알루와이스 인근 사드 포대 시설도 여러 차례 직접 타격을 입었다.

패트리엇 시스템 역시 압도적인 물량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저비용 드론 군집과 탄도미사일이 동시에 쏟아지는 포화 공격은 탄약고를 빠르게 소진시켰다. 1991년 걸프전 이후 이미 드러났던 포화 공격 대응의 한계가 이번 공격에서 다시 증폭됐다. UAE는 후티 위협에 대한 높은 요격 성공률을 홍보해 왔으나, 3월 중순 이후로는 성공률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 국무장관은 "이란은 이런 미사일을 한 달에 100발 이상 생산한다. 이에 비해 한 달에 만들 수 있는 요격탄은 6~7발"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방어 시스템의 기술적 성능보다 생산 속도의 비대칭성이 실질적인 전략 취약점임을 미 국무장관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한국 배치 사드 긴급 차출…또 다른 취약점 노출


미 국방부는 중동의 방어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 포대를 긴급히 중동으로 이전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이동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나 막지 못했다. 한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전쟁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한반도 핵 억제력이 약화된 셈이다.

걸프 국가들은 첫 미사일이 날아오기 한참 전부터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2023년 3월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것이 그 상징이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리야드가 안보 선택지를 다변화하고 워싱턴에 대한 배타적 의존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준비가 본격화되자 걸프 지도자들은 외교적 방패막이를 치려 했다. 사우디는 미국이 기본적인 계획이나 목표도 공유하지 않았다고 불평하며 자국 영공과 기지 사용을 단호히 거부했다. 다른 GCC 국가들도 이란의 보복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접근을 차단했다. 이들이 사드 레이더와 패트리엇 발사대에 막대한 투자를 한 뒤 나온 결정이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