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日 로옴, '저항 30% 낮춘' SiC 반도체 승부수… EV·AI 시장 판 흔든다

글로벌이코노믹

日 로옴, '저항 30% 낮춘' SiC 반도체 승부수… EV·AI 시장 판 흔든다

전기차 주행거리 혁신·데이터센터 효율 극대화… 글로벌 파워반도체 '효율 전쟁' 신호탄
7월 샘플 출하 시작으로 공급망 공략 가속화… 한국 소부장 업계 '기술 격차' 대응 시급
전기차와 인공지능(AI) 서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는 '전력 효율'이다.  일본 파워반도체 강자 로옴(Rohm)이 전기저항을 기존 제품 대비 30% 절감한 차세대 탄화규소(SiC) 파워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와 인공지능(AI) 서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는 '전력 효율'이다. 일본 파워반도체 강자 로옴(Rohm)이 전기저항을 기존 제품 대비 30% 절감한 차세대 탄화규소(SiC) 파워 반도체를 개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기차와 인공지능(AI) 서버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는 '전력 효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21(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일본 파워반도체 강자 로옴(Rohm)이 전기저항을 기존 제품 대비 30% 절감한 차세대 탄화규소(SiC) 파워 반도체를 개발했다. 단순한 기술 개선을 넘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를 억제하려는 시장의 요구를 정면으로 공략한다.

구조 혁신으로 '발열' 잡았다… SiC 반도체의 게임체인저


로옴이 이번에 개발한 신형 SiC MOSFET(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는 전력 제어 효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SiC는 기존 실리콘(Si) 소재 대비 고전압과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차세대 핵심 소재다. 로옴은 제조 공정과 내부 구조를 완전히 재설계해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저항인 '(ON) 저항'을 이전 제품보다 3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저항의 감소는 곧 에너지 손실과 발열의 억제를 의미한다. 반도체 내부의 열 발생이 줄어들면 냉각 시스템의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 이는 곧 전체 모듈의 소형화와 고출력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력 밀도를 극대화해야 하는 전기차 구동 모터와 AI 연산용 서버 전원 공급 장치에 최적화된 설계다. 로옴은 오는 7월부터 신제품 샘플 출하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양산 체제 구축에 나선다.

전기차·AI '이중고' 해결사… 시장 점유율 전쟁 예고

이번 기술 공개는 전기차 산업의 '주행거리 혁신'과 데이터센터의 '전력 대란'이라는 두 가지 시장 과제를 겨냥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의 상품성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전비(전기차 연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SiC 반도체의 효율 향상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지 않고도 주행거리를 실질적으로 연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동시에 생성형 AI 붐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로옴의 기술은 서버 전원부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데이터센터 운영비용(OPEX)을 절감하는 강력한 유인책이 된다. 현재 SiC 시장은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울프스피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점유율 다툼을 벌이는 '레드오션'이다. 로옴은 이번 '30% 저항 절감'이라는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시장 주도권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기업, '공급망 다변화''국산화' 사이의 선택


로옴의 이번 행보는 한국 자동차·반도체 부품업계에 큰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국내 주요 전기차 제조사와 배터리 업체들은 핵심 전력 반도체의 상당 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로옴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 고도화를 통해 독점력을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의 부품 조달 비용 상승과 공급망 종속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와 관련 기업은 향후 다음 세 가지 지표를 반드시 주시해야 한다. 첫째, 7월 샘플 출하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실제 채택 여부다. 둘째, 데이터센터 서버 효율성 개선을 위한 실제 전력 소비 절감 데이터다. 셋째, 경쟁사인 인피니언과 ST마이크로의 후속 대응 시점이다.

전력 효율은 미래 산업의 보이지 않는 무기다. 로옴의 이번 혁신은 단순히 반도체 성능 개선을 넘어, 누가 더 적은 에너지로 더 강력한 성능을 구현하는가라는 '효율의 전쟁'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한국 기업들은 단순 부품 구매처로서의 역할을 넘어, 소재·설계 단계부터 기술 격차를 좁히거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