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5·아이폰16 ‘하드웨어 정체’에 피로감 폭발 “2026년 퇴출 1순위는 무늬만 혁신인 AI 마케팅” 26% 응답
中 비보·오포 7000mAh·120W 괴물 스펙… 韓 ‘기본기’ 위협
中 비보·오포 7000mAh·120W 괴물 스펙… 韓 ‘기본기’ 위협
이미지 확대보기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기기 성능 향상 없이 인공지능(AI) 기능만을 앞세우는 마케팅 행태에 소비자들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하드웨어 혁신 없는 AI’를 2026년까지 반드시 사라져야 할 최악의 추세로 지목했다.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어쏘리티(Android Authority)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스마트폰 이용자 4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사라지길 바라는 스마트폰 추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26%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부족을 가리기 위해 AI를 눈속임(smokescreen)으로 활용하는 관행’을 가장 먼저 퇴출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기술 기업들이 배터리 용량이나 충전 속도 같은 물리적 성능 개선은 외면한 채,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홍보에만 치중하는 것에 대해 소비자 피로감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AI 마케팅은 연막작전”… 기본 성능 갈구하는 민심
스마트폰 업계의 지나친 AI 편중 현상이 소비자들의 주요 불만 사항으로 떠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이 넘는 인원이 하드웨어 정체를 AI로 포장하는 행태를 1순위 퇴출 대상으로 꼽았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AI’ 기능을 강조하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배터리 용량이나 충전 속도 등 핵심 사양 개선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미국 IT 매체 씨넷(CNET)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스마트폰 교체 이유로 ‘AI 기능’을 꼽은 소비자는 11%에 그쳤다. 반면 ‘더 긴 배터리 수명’을 원한다는 응답은 54%에 달해, 화려한 기능보다 내실을 원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스마트폰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사용 편의를 돕는 하드웨어 강화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하다. 일부 소비자는 “화려한 AI 수식어보다 하루 종일 걱정 없이 쓸 수 있는 고용량 배터리와 30분이면 완충하는 속도가 훨씬 혁신적”이라며 기본기 회복을 주문했다.
독자 규격 충전기·가짜 렌즈도 ‘밉상’
AI 마케팅에 이어 소비자들이 싫어하는 추세 2위는 ‘최고 속도 구현을 위한 독자 규격 충전기(17.5%)’ 사용이다. 샤오미와 리얼미 등 일부 기업이 범용 표준인 USB-PPS 방식을 채택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용 충전기를 써야만 최고 속도를 내도록 제한하는 제조사들에 대한 불만이 높다.
3위로는 저가형 제품에서 기기가 고성능인 것처럼 보이려고 실제 기능이 없는 렌즈 형태를 추가하는 ‘장식용 가짜(Dummy) 카메라 렌즈(17.1%)’가 꼽혔다. 안드로이드 어쏘리티의 한 독자는 “가짜 렌즈는 보급형 시장의 큰 방해 요소”라며 “한정된 제작 비용을 쓸모없는 장식에 낭비하기보다 성능 좋은 카메라 하나에 집중하는 편이 소비자에게 훨씬 유리하다”고 꼬집었다.
韓 스마트폰 생존 열쇠는 ‘기본기 회복’
이번 조사 결과는 ‘AI 폰’ 시대를 선언하며 마케팅 전면에 나선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전략 수정을 요구하는 경고음으로 해석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소비자들이 AI 기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홍보를 ‘혁신 정체’로 인식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의 ‘하드웨어 공세’가 매섭다. 비보(Vivo), 오포(Oppo), 원플러스 등 중국 기업들은 최근 출시하는 플래그십 모델에 6000mAh(밀리암페어시)에서 최대 7000mAh에 이르는 대용량 실리콘-탄소 배터리를 탑재하고, 100W(와트) 이상의 초고속 충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등 주요 경쟁사 모델은 여전히 5000mAh 수준의 배터리와 45W 충전 속도에 머물러 있어 ‘스펙 격차’가 벌어지는 실정이다.
이에 한국 기업이 AI라는 추상적 가치에만 매몰될 경우 프리미엄 시장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를 AI로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압도하는 하드웨어 성능 위에 AI 편의성을 얹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국내 업계는 고밀도 배터리, 표준화한 급속 충전, 이미지 센서 대형화 등 기기 본연의 물리적 사양을 대폭 끌어올리는 ‘본질 회복’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 2026년 스마트폰 시장의 승패는 ‘누가 더 똑똑한가’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더 강력하게 기본을 지키는가’에서 갈릴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