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달러 개보수 빌미 법무부 대배심 소환장..."대통령 선호 아닌 공익 우선" 파월 공개 반격
공화당·월가·세계 10개국 중앙은행 "독립성 수호" 연대...달러 패권 장기 타격 우려 확산
공화당·월가·세계 10개국 중앙은행 "독립성 수호" 연대...달러 패권 장기 타격 우려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파이낸셜 타임스(FT)는 17일 이번 갈등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글로벌 경제 리더십에 치명적 균열을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25억 달러 개보수 의혹 빌미로 형사 조사 착수
법무부는 지난 11일 연준 본부 개보수 공사 관련 의회 증언에서 파월 의장이 의회를 오도했다는 혐의로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했다. 조사는 워싱턴DC 연방검사 지닌 피로가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 11월 승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 본부 개보수 사업은 당초 19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 예산으로 시작됐으나 25억 달러(약 3조 6800억 원)로 늘어나 7억 달러(약 1조 원) 초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빌미로 파월 의장을 "억만장자 규모 예산 초과의 주범"이라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지난 11일 연준 웹사이트에 영상 성명을 게재해 "개보수 프로젝트는 명분일 뿐"이라며 "형사 기소 위협의 진짜 이유는 연준이 대통령 선호가 아닌 공공 이익에 근거해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연준 의장이 공개 영상으로 행정부를 정면 비판한 것은 전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1%까지 낮춰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연방정부 차입 비용을 수천억 달러 절감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다. 그러나 연준은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세 차례만 금리를 인하해 현재 기준금리는 3.6% 수준이다.
공화당·월가·세계 중앙은행 "연준 독립성 사수" 한목소리
파월 의장의 영상 발표 이후 공화당 의원들과 월가, 국제 중앙은행들이 잇달아 연준 지지 입장을 밝혔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톰 틸리스 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은 "조사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파월 후임 지명자 인준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존 케네디(루이지애나)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조사를 비판했다.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은 "연준 독립성을 훼손하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하고 금리가 올라가는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를 비롯해 영국·캐나다·호주·한국 등 1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공동 성명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은 물가·금융·경제 안정의 초석"이라며 파월 의장에게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FT는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균열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월 조사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조사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과 대통령의 입장 차이는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시장 안정세지만 달러 패권 장기 타격 우려 확산
지금까지 금융시장은 비교적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됐고, 투자자들은 연준이 백악관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FT에 따르면 운용자산 2조 2000억 달러(약 3240조 원) 규모의 핌코는 트럼프 행정부의 혼란 속에서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애버딘의 폴 디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정치화 위험 때문에 많은 정부와 기업들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슨연구소 애덤 포젠은 "각국이 달러 탈피를 서두르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의장 임기는 오는 5월 만료되지만, 이사직은 2028년 1월까지다. 측근들은 파월이 당초 의장직 만료와 함께 이사직도 사임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조사 때문에 이사직을 유지해 연준 독립성을 지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해임하려 한 리사 쿡 연준 이사 건을 심리할 예정이다. 컬럼비아대 프레드 미시킨 전 연준 이사는 "대법원이 대통령의 자의적 해임을 허용하면 연준 이사 전원을 측근으로 교체할 수 있게 돼 완전히 새로운 판이 열린다"고 경고했다.
클라우스 크노트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은 자유시장 경제에 필요한 제도를 모범으로 보여주며 자유세계를 이끌었다"며 "이제 완전히 다른 선례를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기타 고피나스 전 부총재는 "연준이 공개적으로 공격받는 상황이 얼마나 중대한 순간인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