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딘 베이커 등 적중률 높은 '닥터 둠', 잇따라 AI 거품 붕괴론 제기
메타 300억 달러 '부외금융' 등 과열 징후 뚜렷… 골드만삭스 "실적 뒷받침, 과거와 달라"
메타 300억 달러 '부외금융' 등 과열 징후 뚜렷… 골드만삭스 "실적 뒷받침, 과거와 달라"
이미지 확대보기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과거 경제위기를 예견했던 '선지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AI 시장의 과열 양상을 집중 조명했다.
"오픈AI는 제2의 넷스케이프"…하락장에 베팅하는 거물들
2000년 닷컴버블과 2008년 주택시장 붕괴를 사전에 경고했던 딘 베이커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선임연구원은 최근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을 대폭 줄였다. 베이커 연구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려는 게 아니라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경제의 이면을 보려 할 뿐"이라며 AI 버블이 터질 시점이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주식시장 거품을 경고한 뒤 시장 노출을 줄였고, 2000년대 중반에는 집값 폭락을 예상해 워싱턴DC의 아파트를 매도하며 두 차례의 위기를 모두 피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 하락에 베팅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린 마이클 버리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 대표도 비관론 대열에 합류했다. 버리 대표는 지난해 11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등 AI 대표주들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다고 공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그는 지난달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픈AI는 현금을 쏟아붓고 사라진 제2의 넷스케이프가 될 것"이라며 챗GPT 개발사를 닷컴버블 당시의 희생양에 비유했다. 현재 그가 운영하는 뉴스레터 '카산드라 언체인드'는 19만5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AI발(發) 시장 붕괴 시나리오를 설파하고 있다.
메타의 '부외금융' 꼼수…19세기 철도 광풍 데자뷔
경제위기 징후를 연구해온 앤드루 오들리즈코 미네소타대 수학과 명예교수는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방식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진단했다. 2024년 초까지만 해도 거품론을 일축했던 그는 최근 1년 반 사이 시장 기류가 급변했다고 판단을 바꿨다.
오들리즈코 교수는 특히 메타(Meta)가 루이지애나에 추진 중인 300억 달러(약 44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결정적 위험 신호로 꼽았다. 메타는 이 프로젝트의 부채를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는 별도 법인으로 관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들리즈코 교수는 "이러한 '부외금융' 방식은 2007년 대공황 직전 월가에서 유행했던 창의적 금융 기법을 떠올리게 한다"며 "투자가 기업의 현금흐름 감당 능력을 초과해 다른 경제 부문까지 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을 19세기 영국 '철도 광풍'에 빗댔다. 당시에도 새로운 인프라 구축에 투기 자본이 몰리며 경제 전반을 뒤흔들었으나 결국 거품 붕괴로 이어졌다.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제임스 차노스 역시 "AI 기술 자체는 진짜지만 훌륭한 기업이라 주장하는 수많은 회사 중 상당수는 그렇지 못하다"며 닷컴버블 초기 인터넷 기업들의 연쇄 도산을 상기시켰다. 특히 로빈후드 등 주식 거래 앱을 통한 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허상 아닌 실적 장세…과거와 다르다"
반면 비관론이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 상황이 과거 버블과는 펀더멘털(기초 체력) 면에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벤 스나이더 골드만삭스 수석 주식전략가는 "기업 부채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S&P500지수의 18% 상승률은 단순한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상승이 아니라 기업 이익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자릿수의 이익 성장률이 강세장을 지지하는 펀더멘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올해도 미국 주식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버드대와 코펜하겐 경영대학원의 2025년 공동 연구에 따르면, 시장이 가장 낙관적일 때 붕괴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경우 붕괴 직전까지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했다"고 지적했다.
베이커 연구원은 AI 거품 붕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AI가 기대만큼의 효용을 내지 못한다면, 붕괴 이후 자원이 제조업이나 헬스케어 등 더 필요한 분야로 재배분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지금 '혁신의 정점'과 '거품의 끝자락'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특징주] 에코프로, 연일 신고가 행진...시가총액 '20조클럽' 가...](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6012716204402728df2f5bc1bc1062506920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