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35%가 기술주... 2000년보다 쏠림 심해" GQG 등 월가 '경고등'
주식·채권 60:40의 귀환... 인덱스보다 '능동형 채권' 담아야
미국장과 따로 노는 자산 주목... 원자재·규제 유틸리티가 대안
주식·채권 60:40의 귀환... 인덱스보다 '능동형 채권' 담아야
미국장과 따로 노는 자산 주목... 원자재·규제 유틸리티가 대안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8일(현지시각) 현재 시장 상황을 '버블'로 진단하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고평가 국면을 돌파할 구체적인 방어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닷컴버블보다 위험"... 극심한 AI 쏠림 현상
현재 미국 증시는 AI 테마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배런스에 따르면 S&P 500 지수 내 기술주 비중은 35%에 이른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메타(페이스북)가 '통신 서비스'로, 테슬라와 아마존이 '소비재'로 분류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AI 관련 집중도는 통계 수치를 훨씬 웃돈다.
운용자산 1670억 달러(약 243조 8000억 원)를 굴리는 GQG파트너스의 브라이언 커스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을 "스테로이드를 맞은 닷컴버블"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과 거시경제 위험 증가, 기업 펀더멘털 악화라는 3박자가 맞물려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GQG 팀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기술주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최근 태세를 전환했다. 이들이 운용하는 'GQG 파트너스 US 셀렉트 퀄리티 에퀴티 펀드'는 한때 기술주 비중이 38%에 달했으나, 현재는 2.6%로 대폭 줄였다. 반면 규제 유틸리티 비중은 23%까지 늘리며 방어 태세를 갖췄다.
채권, '능동형' 펀드가 유리... 밸류에이션 부담 덜어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하락을 방어할 첫 번째 대안으로 채권을 꼽았다. 주식과 채권 비중을 6대 4로 나누는 전통적인 자산 배분 전략이 다시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핌코(Pimco)의 모히트 미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능동형(액티브) 채권 포트폴리오의 시작 수익률은 약 6% 수준"이라며 "이는 향후 수익률을 가늠할 강력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S&P 500의 쉴러 주가수익비율(PER)이 40배에 이른다는 점을 지적하며, 역사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이토록 높았을 때 이후 3~5년 수익률은 저조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배런스는 인덱스 펀드보다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하는 '능동형 채권 펀드'가 더 안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부 기술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자금을 조달하고자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부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던 이러한 부외금융(Off-balance-sheet) 위험을 걸러내려면 전문가 선별 능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증시와 따로 노는 자산 찾아야
미국 대형주와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찾는 것도 핵심 전략이다. 주식 움직임이 벤치마크 지수와 얼마나 유사한지를 나타내는 결정계수(R2)가 낮은 펀드나 해외 주식이 대안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주리엔 티머 글로벌 매크로 디렉터는 "해외 주식은 낮은 밸류에이션 덕분에 손쉽게 다각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모에러스 월드와이드 밸류(Moerus Worldwide Value)' 펀드가 거론됐다. 이 펀드는 기술주와 통신 서비스 비중이 0%이며, 지난 3년간 S&P 500과의 상관계수가 0.64(64%)에 그쳤다. 미국 증시가 18% 급락했던 2022년에도 이 펀드는 6% 수익을 냈다. 일본 소형주에 투자하는 '위즈덤트리 재팬 스몰캡 디비던드 ETF(WisdomTree Japan SmallCap Dividend ETF)' 역시 대형주보다 미국 증시와의 상관관계가 낮아 하락장에서 방어력이 돋보였다.
신흥국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시페어러 오버시즈 밸류(Seafarer Overseas Value)' 펀드의 폴 에스피노자 매니저는 "신흥국 통화·재정 정책이 과거보다 엄격해졌고 밸류에이션도 낮다"며 "과거보다 변동성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치주와 원자재, 유틸리티로 '안전판' 확보
기술주 비중이 높은 S&P 500과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가치주' 투자도 유효하다. 티머 디렉터는 "미국 가치주를 사는 것은 '매그니피센트 7(M7)' 주식을 공매도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 위주로 구성된 펀드는 기술주 비중이 거의 없어 자연스러운 분산 투자 효과를 낸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 스트래티직 밸류 디비던드' 펀드는 기술주 비중이 0%인 대신 유틸리티, 헬스케어, 에너지 비중이 높다. 이 펀드는 2022년 하락장에서도 8.1% 수익을 거뒀다.
원자재와 유틸리티 섹터도 방어 수단이다. 티머 디렉터는 "유가가 낮고 구리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원자재는 주식·채권 모두와 상관관계가 낮아 완벽한 분산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틸리티 섹터 내에서도 선별이 필요하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매튜 바톨리니 리서치 헤드는 "규제를 받지 않는 일부 유틸리티 기업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기대로 주가가 과열됐다"며 "상대적으로 안전한 '규제 유틸리티'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완벽한 안전지대는 없다. 배런스는 "지난해 4월처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채권을 포함한 모든 자산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며 "시스템 전체가 붕괴하는 위기 상황에서는 어떤 자산도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