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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판다, 대나무만 먹고도 '통통'한 이유는 장내 미생물 '마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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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판다, 대나무만 먹고도 '통통'한 이유는 장내 미생물 '마법' 때문

대나무 순 먹는 시기 'C. 부티리쿰' 급증…지방 축적 유전자 활성화
중국 동물학연구소 연구진, 판다 체중·지방 대사 조절 인과관계 확인
야생동물 보호-질병 치료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새로운 지평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에 발표된 연구 에 따르면, 영양가 높은 대나무 순이 나오는 시기에 판다의 장내 미생물총에 변화가 생겨 체중 증가와 지방 축적이 촉진된다고 한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에 발표된 연구 에 따르면, 영양가 높은 대나무 순이 나오는 시기에 판다의 장내 미생물총에 변화가 생겨 체중 증가와 지방 축적이 촉진된다고 한다.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자이언트 판다는 섬유질이 풍부한 대나무만을 주식으로 삼으면서도 어떻게 통통하고 건강한 체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중국 연구진이 그 비밀을 판다의 장내 미생물에서 찾아냈다. 대나무 순이 돋아나는 특정 시기에 판다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변하며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18일(현지시각)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동물학연구소 웨이푸원 박사팀은 자이언트 판다가 영양가가 높은 대나무 순을 먹는 시기에 장내 미생물총에 변화가 생겨 체중 증가와 지방 축적이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발표했다.

대나무 순 시기 '클로스트리디움 부티리쿰' 박테리아 급증


연구팀은 중국 친링산맥에 서식하는 야생 자이언트 판다를 수십 년간 추적 조사했다. 판다들은 대개 섬유질이 많은 대나무 잎을 먹지만, 늦봄과 초여름에는 단백질이 풍부한 대나무 순을 집중적으로 섭취한다.

조사 결과, 판다가 대나무 순을 먹는 시기에는 잎을 먹을 때보다 장내에 **'클로스트리디움 부티리쿰(Clostridium butyricum)'**이라는 박테리아 수치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 박테리아는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물질인 부티르산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쥐 실험으로 인과관계 증명…'Per2' 유전자 자극해 지방 저장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실제 판다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야생 판다의 분변을 무균 쥐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분변 이식: 대나무 순 시기와 잎 시기에 채취한 판다의 분변을 각각의 쥐 그룹에 이식했다.

동일 식단 급여: 모든 쥐에게 3주 동안 판다와 유사한 대나무 위주의 식단을 제공했다.
결과 확인: 대나무 순 시기의 분변을 받은 쥐들이 잎 시기 분변을 받은 쥐들보다 동일한 양을 먹고도 체중이 더 많이 늘고 지방 축적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추가 분석 결과, C. 부티리쿰이 생성한 부티르산이 생체 리듬 유전자인 **'Per2'**의 발현을 높여 지질의 합성과 저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판다의 장내 미생물이 계절에 맞춰 판다의 생체 시계와 동기화되어 지방을 저장하도록 돕는 셈이다.

야생동물 보존 및 질병 치료 연구에 기여 기대


이번 연구는 판다와 같은 멸종 위기 동물의 장내 미생물과 신체적 특징(표현형) 사이의 인과관계를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를 주도한 황광핑 박사는 "야생 동물의 장내 미생물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라며 "유익한 박테리아를 식별해내는 것은 향후 프로바이오틱스를 이용한 야생동물 질병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