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펑 중국 경제부총리,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제조 중심의 성장 한계"를 인정한 뒤 "내수 서비스 개방이 새 성장축"임을 밝혀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대표돼 온 기존 성장 전략을 수정하고 글로벌 소비시장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는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내수와 소비 서비스 산업을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했다.
허리펑은 중국이 더 이상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자본이 접근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수출과 제조 투자에 의존해 온 성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정부가 경제 전략의 중심축 이동을 국제 무대에서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이례적이다.
제조 중심 성장 모델의 수정 공식화
허리펑은 동 연설에서 중국 경제가 이미 일정한 규모와 소득 수준에 도달했으며 과거와 같은 방식의 성장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저임금 노동력과 대규모 설비 투자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이 구조적 제약에 직면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내수 확대와 서비스 산업 개방을 전면에
허리펑은 내수 확대와 함께 서비스 산업 개방을 정책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금융 헬스케어 교육 문화 관광 등 서비스 분야에서 외국 기업과 자본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제조업 분야의 외자 유치 중심 정책에서 소비와 직결된 산업 중심 전략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그는 중국이 세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국가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가 접근할 수 있는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발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이 중국을 바라보는 기준이 생산 비용이 아니라 소비 규모와 시장 접근성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서비스 산업은 고령화가 진행되는 경제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허리펑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성장 구조 전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제조업 중심 구조만으로는 고용과 소비를 동시에 떠받치기 어렵다는 판단이 정책 전환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보호무역 비판과 다자주의 복원 메시지
그는 일방적인 관세와 무역 제한 조치가 글로벌 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글로벌 무역 질서에서 개방과 규범을 중시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에서 중국의 전략적 입장을 설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만든 구조적 전환 압력
허리펑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인구 구조 변화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도전으로 규정했다. 그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노동 공급과 성장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 가능 인구 감소는 생산 방식과 성장 전략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중국은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 가속이라는 이중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노동력을 전제로 한 생산 체계는 점차 유지 비용이 높아지고 있으며 생산성 개선만으로 이를 상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정책 전환의 근거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소비 확대와 서비스 산업 성장 생산 구조 고도화가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됐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스스로 조정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도 적지 않은 함의를 남긴다. 중국의 성장 동력이 수출과 제조에서 소비와 서비스로 이동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무역 구조 역시 변화를 피하기 어렵다.
허리펑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와의 연결을 약화시키거나 폐쇄적 노선을 택할 것이라는 해석을 부인했다. 그는 중국이 여전히 개방을 확대할 것이며 세계 경제와의 연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 연결의 방식은 과거와는 달라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발언은 중국 경제 전략이 단기 경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 전환 단계에 진입했음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신호로 해석된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