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업계, 연 졸업생 1만 2000명으로 수요 2만 8000명 절반도 못 채워
TSMC CEO 연봉 416억 원·직원 평균 9200만 원 지급에도 삼성·인텔 스카우트 공세
TSMC CEO 연봉 416억 원·직원 평균 9200만 원 지급에도 삼성·인텔 스카우트 공세
이미지 확대보기대만 정부와 TSMC는 10년간 3000억 대만달러(약 13조 9000억 원)를 투입해 정부-대학-기업 삼위일체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했으나, 반도체 업계 인력 부족은 2025년 5월 기준 3만 4000명에 이른다.
정부 주도 13조 원 투자, 연 1000명 석박사 양성
대만 중앙통신사(CNA), 포커스 타이완(Focus Taiwa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2025년 8000명을 신규 채용하며 석사 초봉을 전년 대비 10% 인상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가 156명의 반도체 업계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글로벌 반도체 전망' 조사에서는 지정학 긴장과 함께 인재 확보가 향후 3년간 최대 과제로 꼽혔다.
대만 반도체 인재 육성의 핵심은 2021년 제정된 '국가중점분야 산학협력과 인재육성 혁신조례'다. 이 법에 따라 국립타이완대(NTU), 국립칭화대(NTHU) 등 11개 대학에 12개 반도체 연구대학원이 설치됐으며, 연간 1000명 이상의 석박사 정원이 추가됐다.
대만 정부는 2024년부터 '칩 창조 대만' 계획을 통해 10년간 3000억 대만달러를 투입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융합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TSMC는 2019년부터 13개 대학과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7600명 이상을 교육했고, 2024년 6월에는 주요 대학에 40억 대만달러(약 1850억 원)를 기부했다.
커리큘럼은 '디바이스와 집적', '공정과 모듈' 두 분야로 나뉘어 TSMC 현장 수요를 직접 반영한다. 프로그램 이수자에게는 입사 면접 기회가 보장되고 차별화된 보상이 주어진다.
업계 평균 3배 초봉, 8주 집중 훈련으로 전력화
TSMC 인재 유지 전략의 핵심은 압도적 보상이다. 석사 신입 엔지니어 초봉은 연 220만 대만달러로 대만 동종업계 평균인 70만 대만달러(약 3240만 원)의 3배에 이른다. 5년차는 300만~450만 대만달러(약 1억 3900~2억 원), 10년차 이상 수석 엔지니어는 400만~500만 대만달러(약 1억 8500만~2억 3100만 원) 이상을 받는다. 2022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인 20% 기본급 인상을 단행했다.
2025년 2월 TSMC 이사회가 승인한 대만 지역 직원 대상 성과급 및 상여금 총액은 1405억 9000만 대만달러(약 6조 5200억 원)로,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내 약 7만 명 직원 기준 1인당 평균 200만 8400 대만달러(약 9300만 원)로, 전년 대비 34.3% 증가했다.
2021년 타이중 과학단지에 설립된 TSMC 신인훈련센터는 20대의 실제 생산장비와 12대의 계측 장비를 갖췄다. 신입 엔지니어는 이곳에서 8주간 장비 조작, 공정 이해, 시스템 운용을 배운다. 2023년 8월까지 1만 명 이상이 수료했으며, 독립 작업 소요 시간이 10% 단축됐다.
직원 1인당 평균 교육시간은 90시간이며, 연간 62억 달러(약 9조 원)의 연구개발(R&D) 투자와 결합해 직원당 약 7만 4300달러(약 1억 원)의 R&D 투자가 이뤄진다. 평균 15년 경력의 4000명 이상 내부 강사가 연간 46만 건 이상의 교육을 진행한다. 애리조나 공장의 미국인 엔지니어들은 12~18개월에 달하는 훈련을 위해 대만 본사로 파견된다.
합계 출산율 0.72, 연 졸업생 1만 2000명이 수요 2만 8000명 절반
대만 인재난의 근본 원인은 심각한 저출산이다. 2025년 대만 합계 출산율은 0.72로 한국 0.75마저 제치고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연간 출생아는 2014년 21만 명에서 2025년 10만8000명으로 급감했다.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졸업생도 2011~2020년 사이 21% 감소했다. 반도체 관련 연간 졸업생 1만 2000명은 업계 수요 2만 8000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결과 지난 5월 기준 반도체 업계 인력 부족은 3만 4000명에 이른다.
TSMC의 압도적 처우에도 삼성전자와 인텔은 20~30% 높은 연봉과 절반의 업무량을 제시하며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더 공격적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는 대만 연봉의 최대 3배를 제시하며 핵심 인력을 유출시켜, 과거 TSMC R&D 부사장 장상이가 SMIC 부회장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TSMC 연간 이직률은 4~5%로 대만 평균 15%보다 낮지만, 1년차 신입 이직률은 17.6%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치열한 경쟁 속 초기 적응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 공장 확대로 본국 인력 부담, 중소기업 인재난 가중
대만 정부와 TSMC는 비전공자 전환 프로그램과 동남아 인재 유치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국립대만사범대와의 협력으로 문과생도 15학점 이수 후 TSMC 입사 면접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취업금카드'(Employment Gold Card)는 월 16만 대만달러(약 740만 원) 이상 소득자에게 개방형 취업허가와 300만 대만달러(약 1억 3900만 원) 초과 소득 50%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직원은 전체의 1.9%(1614명)에 불과하지만, 신규 채용 중 외국인 비율은 4.5%로 증가 추세다.
TSMC의 압도적 처우는 역설이기도 하다. 중소 팹리스(설계전문)와 장비, 소재 기업들은 인재 확보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인 공고 3건당 지원자 1명이라는 현실이 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애리조나 공장 직원 2200명 중 50%가 대만인 파견이고, 일본 구마모토 공장 2400명 중 약 400명이 대만인이다. TSMC는 현재 전 세계에 24개 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 과정에서 본국 인력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편, 한국 반도체 산업도 2022년 발표에 따르면 2031년까지 최대 8만 1,000명의 인력 부족에 직면할 전망이다. 현재 반도체 인력 11만 8,721명에서 30만 4,000명으로 증가가 필요하나, 연간 채용 수요 1만 명 대비 대학 공급은 5,000명에 불과하다. 순수 반도체학과 졸업생은 연 700명으로, 1만 명을 배출하는 대만의 7% 수준이다. 의대 경쟁률 46:1 대비 반도체 계약학과 16:1로 이공계 기피가 심각하며, 연세대 반도체 계약학과 등록 포기율은 260%에 달한다. 정부는 26조원 투자와 15만 명 양성 계획을 발표했으나, 합계출산율 0.75명으로 장기 인력난이 불가피하다. 2024년 기준으로 삼성 DS(78,669명), SK하이닉스(33,837명) 모두 TSMC(83,825명)와의 인재 경쟁에서 열세다.
시장에서는 자동화와 AI 도입, 해외 인재 유치 확대, 비전공자 전환 프로그램이 반도체 인재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 6만 7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100만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