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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신뢰가 '폐배터리 시장' 여는 열쇠…2035년 42억불 규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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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신뢰가 '폐배터리 시장' 여는 열쇠…2035년 42억불 규모 전망

전남대 연구팀, '신뢰 격차' 해소 전략 로드맵 제시…투명한 안전 점검·기관 인증 핵심
지역 사회 저항(NIMBY) 극복 3대 전략…고투명성 안전 프로토콜·맞춤형 메시징·표준화
전기차용 배터리가 중국 둥관의 한 공장에서 제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용 배터리가 중국 둥관의 한 공장에서 제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기차(EV) 보급이 급증하면서 수명을 다한 퇴역 배터리 관리 문제가 환경적·경제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오픈 액세스 거버먼트에 따르면, 전남대학교(CNU) 연구팀은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고 투명한 안전 점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42억 달러(약 5조8800억 원) 규모의 2차 수명 배터리 시장을 여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에너지 분야 권위지 '에너지 저장 저널(Journal of Energy Storage)'에 발표했다.

배터리의 '제2의 삶'…버려지는 폐기물에서 에너지 자원으로


보통 전기차 배터리는 원래 용량의 80% 수준으로 떨어지면 성능 유지를 위해 교체된다. 하지만 이 배터리들은 고성능 운송용으로는 부적합할지라도, 그리드(전력망) 안정화나 재생 에너지 저장 장치(ESS) 같은 고정식 응용 분야에서는 여전히 훌륭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IDTechEx 등 시장조사기관은 재사용 배터리 시장이 2035년까지 약 42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터리를 즉시 재활용(파쇄 및 추출)하기 전에 재사용(Reuse) 과정을 거치면 배터리의 수명 주기를 연장하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순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

'신뢰 격차'가 시장 성장의 걸림돌…NIMBY 현상 분석


전남대 김종대 조교수와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화랑 박사팀은 소비자들이 배터리 재사용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거주지 근처 설치에는 저항하는 '내 뒷마당은 안 돼(NIMBY)' 역학을 분석했다.

대중은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의 폐배터리 순환 경제는 지지하지만, 본인의 주거지 인근에 대형 에너지 저장 장치가 들어서는 것에는 폭발 위험 등을 이유로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구조 방정식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기업의 안전 관리 능력에 대한 불신과 인지된 위험 요인이 실제 보급을 늦추는 핵심 장애물임을 밝혀냈다.

시장 개방을 위한 3대 전략: "투명성이 곧 신뢰다"


연구팀은 42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실현하기 위해 기업과 정책 입안자들이 집중해야 할 세 가지 로드맵을 제시했다.

첫째, 고투명성 안전 프로토콜이다. 단순한 마케팅 대신 국가 기관의 인증 프로그램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엄격한 안전 점검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

둘째, 맞춤형 메시징이다. 주거 지역 인근 프로젝트는 '낮은 폭발 위험'과 '안전성 검증'에 집중하고,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는 '에너지 비용 절감'과 '환경적 기여'를 강조하는 등 맞춤형 소통이 필요하다.

셋째, 표준화된 정책 프레임워크다. 정책 입안자들은 안전 프로세스를 표준화하여 사회적 저항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 통합 속도를 높여야 한다.

중국 BESS 시장 지배력과의 연계


폐배터리 재사용 시장은 중국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시장 지배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025년 중국의 신규 배터리 저장 용량은 전년 대비 40% 급증한 174.19GWh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2026년 중국의 신규 설치량은 239GWh에 달하며 전 세계 시장의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CATL과 BYD가 전 세계 배터리 생산량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으며, 이들이 생산하는 배터리는 전 세계 전기차의 70% 이상에 탑재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는 향후 막대한 폐배터리를 발생시킬 것이며, 이를 재사용하는 시장도 중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2035년 전망


2035년까지 42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며, 폐기물 관리 문제를 수익 창출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소비자 신뢰 확보 및 지역 사회 저항 극복이 핵심 과제이며, 이를 통해 ESS 설치 가속화 및 그리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투명한 안전 점검, 기관 인증, 맞춤형 홍보 등 실행 전략으로 에너지 비용 하락 및 탄력적 에너지망을 구축하고, 폐배터리를 청정 에너지 전환의 초석으로 설정해 탄소 중립 및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장기 비전이다.

김종대 박사는 "투명한 안전 점검을 통해 수용률이 높아지면 에너지 비용이 낮아지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인프라가 일상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퇴역 전기차 배터리는 이제 골치 아픈 폐기물이 아니라 전 세계 청정 에너지 전환의 핵심 자산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