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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은 25년이면 죽는다?… “보증은 끝이 아닌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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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은 25년이면 죽는다?… “보증은 끝이 아닌 시작일 뿐”

스위스 연구진, 30년 넘은 패널 80% 성능 유지 확인… 연평균 효율 감소 0.25%에 불과
열과 재료 품질이 수명 결정… “잘 만든 패널, 40년 이상 ‘공짜 전기’ 생산 가능”
태양광 패널은 2022년 8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머세드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대학교 머세드 캠퍼스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양광 패널은 2022년 8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머세드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대학교 머세드 캠퍼스 태양광 발전소에 설치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태양광 패널이 25년의 보증 기간이 지나면 폐기물이 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증 기간은 제조사가 성능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일 뿐, 실제 태양광 패널은 그보다 훨씬 오랫동안 유효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25일(현지시각) 에코뉴스(Econews)에 따르면, 남부 스위스 응용과학예술대학교(SUPSI)의 에브라르 외즈칼라이(Evrard Özcalay) 연구팀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사이 스위스 전역에 설치된 6개의 태양광 시스템을 장기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패널이 설치 후 30년이 지난 시점에도 초기 출력의 80% 이상을 유지하며 정상 가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경험칙’ 깨뜨린 느린 노화… 연평균 효율 감소 0.25%


기존 태양광 업계에서는 패널 효율이 매년 약 0.8%~1.0%씩 감소한다고 보는 것이 일종의 경험칙이었다. 하지만 이번 스위스 실증 데이터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조사 대상 시스템의 연평균 출력 손실률은 약 0.25%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수치보다 3배 이상 느린 노화 속도다.

연구진은 실험실 내 가속 노화 시험(챔버 테스트)이 아닌, 수십 년간 실제 야외 환경(알프스 고산지대부터 저지대까지)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의 신뢰성을 높였다.

◇ 패널 수명 가르는 결정적 요인: ‘열’과 ‘재료 목록’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든 패널이 똑같이 늙는 것은 아니었다. 패널의 장수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저지대에 설치된 시스템은 고산지대보다 패널 온도가 약 20도 더 높았으며, 이에 따른 열 스트레스로 인해 열화 속도가 더 빨랐다. 즉, 온도가 낮을수록 패널은 더 오래 건강을 유지한다.

둘째, 같은 제조사의 모델이라도 사용된 접착제, 실란트, 캡슐런트(충진재) 등 세부 부품의 품질에 따라 수십 년 후의 상태가 갈렸다. 특히 태양전지를 보호하는 투명 플라스틱 층인 캡슐런트의 품질이 부식 방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경제성과 환경 보호… “설치비 회수 후 수십 년간 ‘수익’ 구간”


이번 연구는 태양광 설치의 경제적 가치를 재평가하게 한다. 보통 설치비 회수(손익분기점)에 7~10년이 걸린다고 할 때, 패널 수명이 30~40년까지 연장된다면 나머지 20~30년 동안은 사실상 ‘공짜 전기’를 쓰는 셈이기 때문이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2025년 말을 기점으로 주거용 청정 에너지 세액 공제(ITC)가 일몰될 예정이지만, 이미 설치된 시스템의 장기적인 신뢰성이 확인됨에 따라 기존 설비의 유지 관리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패널의 수명이 길어질수록 화석 연료 대체를 통한 대기 오염 감소 효과가 장기간 지속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한 대기 오염 관련 조기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연구진은 다만 “이 결과가 온대 및 고산 지대인 중앙유럽의 환경에 기반한 것”이라며, 극심한 열대의 사막이나 가혹한 해안 지역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잘 설계되고 관리된 태양광 패널이 ‘25년 사형 선고’를 넘어 40년 이상 인류의 에너지 독립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