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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 업계, 대규모 증설·실적 희비…메모리 가격 100% 급등에 삼성·SK하이닉스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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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 업계, 대규모 증설·실적 희비…메모리 가격 100% 급등에 삼성·SK하이닉스 수혜

마이크론, AI 서버 수요에 싱가포르 공장 증설... 2028년 가동 목표
키옥시아 시총 1년 새 11배…NAND 집중 전략 통했다
미디어텍은 직격탄, 스마트폰 칩셋 매출 53% 차지해 타격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최대 100% 급등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대규모 증설과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양극화 국면을 맞았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최대 100% 급등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대규모 증설과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양극화 국면을 맞았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최대 100% 급등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업계가 대규모 증설과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양극화 국면을 맞았다.

독일 IT 전문매체 컴퓨터베이스(Computerbase)는 27일(현지 시각) 마이크론이 싱가포르에 240억 달러(약 34조4600억 원)를 투입해 낸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키옥시아홀딩스 시가총액이 상장 1년 만에 10조 엔(약 94조2500억 원)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IT 매체 Wccftech는 26일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대만 미디어텍 같은 칩셋 제조사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론 10년 계획 투자…HBM 단지 옆 낸드 공장


마이크론은 싱가포르 생산기지 클린룸 면적을 70만 제곱피트(약 6만5000㎡) 확장한다. 투자금 240억 달러는 향후 10년간 단계로 나눠 집행한다. 컴퓨터베이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28년 말 첫 양산을 목표로 한다. 이번 낸드 공장은 지난해 발표한 7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단지 바로 옆에 들어선다.

마이크론은 미국 뉴욕주 클레이에도 싱가포르 생산기지 4배 규모인 1000억 달러(약 143조6000억 원)를 투자해 4개 공장을 짓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이달 15일 착공한 클레이 공장은 2027년 말부터 D램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은 마이크론 투자로 1600명 신규 고용이 창출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HBM 패키징 단지에서 늘어난 1400명과 합쳐 3000명이 마이크론에서 직접 일하게 된다. 공장 주변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수만 개 일자리가 생긴다는 분석이다.

키옥시아 시총 11배 폭등…소프트뱅크보다 빠른 10조 엔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키옥시아 주가는 27일 전날보다 6% 오른 1만8450엔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0조 엔을 처음 넘어섰다. 2024년 12월 상장 당시와 비교하면 1년여 만에 11배 성장한 수치다. 소프트뱅크는 2018년 12월 상장 후 시총 10조 엔 달성까지 6년, 리크루트홀딩스는 2014년 10월 상장 후 7년이 걸렸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 시가총액 순위에서 키옥시아는 소프트뱅크 다음인 26위에 올랐다. 반도체 관련 기업으로는 도쿄일렉트론(19조8000억 엔·약 186조1650억 원), 어드밴테스트(19조1000억 엔·약 180조 원), 신에쓰화학공업(10조8000억 엔·약 101조7900억 원)에 이어 4위다. HOYA(8조5000억 엔·약 80조1100억 원)와 디스코(7조4000억 엔·약 69조7400억 원)보다 시총이 많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자료를 인용한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낸드 가격은 7월부터 9월 대비 33~38% 올랐다. 데이터센터 AI 서버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면서 올해도 현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투자에 집중하면서 낸드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이코스모증권 사이토 가즈요시 선임 애널리스트는 "올해 분기마다 낸드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키옥시아 제품은 성능과 원가 경쟁력에서 경쟁사보다 앞선다"고 분석했다. 그는 목표 주가를 2만2000엔으로 제시했다.

키옥시아 주식 1월 거래대금은 27일 기준 7조6000억 엔(약 71조6300억 원)으로 프라임 전체 종목 중 가장 많았다. 프라임 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7%를 차지했다. 마쓰이증권 구보타 도모이치로 선임 마켓애널리스트는 "해외 투자자 매수로 변동성이 커지자 투기성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텍 스마트폰 칩셋 의존도 높아 리스크


Wccftech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각각 70~100% 급등하면서 미디어텍이 칩셋 제조사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미디어텍 전체 매출에서 스마트폰 칩셋이 차지하는 비중이 53%이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은 최근 대만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TSMC 2나노 공정을 활용한 '디멘시티 9600' 칩셋 설계를 마쳤다. Wccftech는 이 칩셋이 미디어텍 역사상 가장 비싼 제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 급등 시점에 고가 칩셋을 출시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올해 출하 물량 전망을 낮추면서 상황은 더 악화될 조짐이다. 이들 중국 업체는 미디어텍 최대 고객이다. 미디어텍은 퀄컴과 달리 플래그십 칩셋을 하나만 개발하고 있어 선택지도 제한된다. 퀄컴은 올해 '스냅드래곤8 엘리트 6세대 프로'와 '스냅드래곤8 엘리트 6세대' 두 버전을 출시한다는 소문이 나돈다.

미디어텍이 퀄컴보다 칩셋 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ARM CPU와 GPU 설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전 비교 분석에서 디멘시티 9500은 벤치마크 프로그램 긱벤치6 기준 와트당 성능이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와 애플 A19 프로보다 떨어졌다. 미디어텍이 자체 코어를 개발하지 않는 한 퀄컴이나 애플을 성능이나 효율성에서 앞서기 어렵다는 평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집중에 낸드 공급 부족


메모리 업계는 AI 서버 확산으로 D램과 낸드 모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같은 고부가 D램 투자에 집중하면서 낸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키옥시아 같은 낸드 중심 업체는 수혜를 보는 반면, 미디어텍처럼 메모리를 구매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생산능력 확대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크론 대규모 투자는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키옥시아는 다음 달 12일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 예상 순이익은 1533억 엔(약 1조44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하지만, 2027년 3월 결산연도에는 실적이 급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