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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달러 '홍콩판 테마섹'의 도약…핀테크·항공우주·AI가 신성장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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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달러 '홍콩판 테마섹'의 도약…핀테크·항공우주·AI가 신성장 엔진

홍콩투자공사(HKIC) 클라라 찬 CEO "지정학적 위기를 투자 기회로…인재·기업 유입 가속"
2024년 수익 23억4000만 홍콩달러 달성…1달러 投資당 6달러 이상 민간 자본 유치 성과
홍콩의 스카이라인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홍콩의 스카이라인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
홍콩의 80억 달러(약 11조2000억 원) 규모 정부 투자 기관인 홍콩투자공사(HKIC)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핀테크, 항공우주, 인공지능(AI)을 차세대 핵심 투자 분야로 낙점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특히 미국 등 서구권에서 돌아오는 과학자들과 글로벌 기업들을 홍콩의 상업 자원과 연결해 도시의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사모펀드 포럼(APEF)에서 클라라 찬(Clara Chan) HKIC CEO는 "장기 투자자로서 현재의 경기 순환적 도전과 지정학적 위험을 꿰뚫어 보고 있으며, 오히려 가치 평가 측면에서 훌륭한 기회를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성적표: '안정적 수익'과 '강력한 자본 유인'


지난달 발표된 첫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HKIC는 2024년 한 해 동안 23억4000만 홍콩달러(약 4200억 원)의 투자 수익을 기록했다.

HKIC가 투자한 1홍콩달러당 6홍콩달러 이상의 장기 민간 자본이 유치되는 강력한 승수 효과를 거두었다.

하드 테크, 헬스케어, 바이오텍, 신에너지 분야 등 총 17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으며, 자본의 60%는 중국 본토에, 30%는 홍콩 현지에 투입되었다.

찬 CEO는 지정학적 이유로 미국을 떠나 아시아로 복귀하려는 우수한 과학자와 교수들이 홍콩을 '제1지망'으로 꼽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정학적 변화로 인해 스탠퍼드나 하버드 같은 명문대 출신 인재들이 이 지역으로 오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이 홍콩의 국제적 배경 속에서 올바른 상업적 자원과 연결되도록 돕고 있으며, 이는 홍콩 경제에 매우 중요한 보완적 요소가 될 것이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세제 혜택 강화로 자본 유입 가속"

홍콩 정부 역시 HKIC의 행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도적 정비에 나섰다.

폴 찬(Paul Chan) 재무장관은 같은 포럼에서 "올해 상반기 중 펀드와 단일 가족 사무소(Family Office)에 대한 우대 세제 강화 법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폴 찬 장관은 최근 홍콩 증시의 회복과 기업공개(IPO) 활성화가 사모펀드들에게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 회수(Exit)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이후 홍콩은 약 100개 이상의 전략적 기업을 유치했으며, 이들은 향후 600억 홍콩달러(약 10조7000억원) 이상의 투자와 2만2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상태다.

HKIC의 행보는 상하이의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과도 연계되어 있다.

상하이는 역외 금융 기능 확대와 금융 자유화를 통해 진정한 국제화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외 계좌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역외 대출 및 자유무역 해외 채권 발행을 촉진하며, 국제 투자와 자금 조달이 원활한 '역외 금융 기능 구역'을 별도로 구축한다.

홍콩과 상하이의 협력을 심화해 상호 보완적인 금융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2025년 홍콩의 딤섬 채권 발행액은 7690억 위안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AI 산업 육성과의 시너지


HKIC의 AI 투자는 중국의 AI 산업 육성과도 맞물려 있다.

구글의 연구진이 중국의 대표적인 오픈 소스 AI 모델인 DeepSeek와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모델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인간의 집단 지성과 유사한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국 오픈 소스 모델의 기술적 가치가 입증되면서 HKIC의 AI 투자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중 양국 협상단은 트럼프 4월 방중을 앞두고 첨단 반도체 규제의 선택적 완화를 논의하고 있다. 중국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사안이 미국의 고성능 AI 칩 수출 규제 완화다.

홍콩의 금융 허브 전략


HKIC는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중국의 기술 자립 추진과 홍콩의 국제 금융 허브 지위를 결합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은 비철금속 가격 결정권 확보,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시장 지배력 강화, 미국 국채 매도와 금 비축 확대 등을 통해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HKIC는 이러한 중국의 전략을 홍콩의 국제 금융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2024년 한 해 23억4000만 홍콩달러의 투자 수익을 기록했으며, 1홍콩달러당 6홍콩달러 이상의 민간 자본을 유치했다. 17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으며, 자본의 60%는 중국 본토, 30%는 홍콩 현지에 투입되었다.

핀테크, 항공우주, AI를 차세대 핵심 투자 분야로 낙점했으며, 스탠퍼드·하버드 출신 인재들을 홍콩으로 유치하고 있다. 상반기 중 펀드·패밀리 오피스 우대 세제 강화 법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