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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 실리콘밸리 독주 끝났다…테슬라·중국, 연 2000억 개 ‘칩 자급자족’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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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 실리콘밸리 독주 끝났다…테슬라·중국, 연 2000억 개 ‘칩 자급자족’ 승부수

혁신 다극화, “미국 학위 없어도 AI 일류”... 베이징 연구진, 인용지수 미 학계 첫 추월
테라팹 충격, 머스크, 로직·메모리·패키징 ‘수직계열화’... 삼성·TSMC 의존 탈피 선언
가성비 혁명, 중국 딥시크, 28nm 노드로 GPT-4.5급 성능 구현… 훈련비 90% 절감 성공
글로벌 기술 패권의 중심축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다극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기술 패권의 중심축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다극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기술 패권의 중심축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벗어나 다극화하고 있다. 테슬라와 중국 기업들이 기존 공급망을 벗어나 독자적인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의 지형도가 급변하는 모양새다.

미국행 티켓 필요 없는 시대… 혁신은 이미 다극화


29(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메흐란 굴(Mehran Gul)은 최근 저서 혁신의 새로운 지리학에서 혁신의 중심지가 전 세계로 분산되는 '다극화 시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굴은 "과거에는 미국 유학이 첨단 기술계 입문의 필수 티켓이었으나, 이제는 전 세계 대학이 우수한 공학 교육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실제 베이징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소속 연구진 4명은 중국 내 교육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AI 논문을 써냈다.

특히 굴은 국가별 혁신 생태계를 비교하면서 △미국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돈이 되는 사업으로 만드는 능력은 세계 최고 △독일은 "특수 장비는 잘 만들지만, 이를 대량 생산 시스템으로 키우는 힘이 부족 △한국은 "삼성 같은 대기업이 너무 강해서, 작은 싹인 스타트업이 자라날 공간이 부족△중국은 "정부가 밀어주고 시장이 받쳐주니, 작은 회사가 거인으로 자라는 속도(스케일업)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고 평가했다

머스크의 테라팹승부수… 칩 제조부터 포장까지 한곳에서

29Wccftech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발표에서 '테라팹(TeraFab)' 건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연간 1000억에서 2000억 개의 칩을 직접 생산해 TSMC와 삼성전자 등 외부 파운드리(위탁생산) 의존도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구상이다.

머스크는 "지정학적 위험과 공급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로직(두뇌), 메모리(기억), 패키징(조립)을 한 시설에서 처리하는 국내 생산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테슬라가 칩 설계만 하는 '팹리스'를 넘어 제조까지 직접 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다.

테슬라의 자급자족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양날의 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큰 고객을 잃는 '점유율 하락'이 우려되는 반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에는 기회다. 테슬라가 미국에 거대 공장을 지을 때 기술력이 검증된 한국산 장비와 소재를 대거 채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테일러 팹과 테슬라의 협업 관계를 고려할 때, 국내 기업들의 북미 시장 진출 통로가 더 넓어질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중국 진무 810E’와 딥시크… 가성비 AI’로 엔비디아 위협


2936kr와 디지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의 칩 설계 자회사 평두거(T-Head)는 자체 개발 AI 칩인 '진무(Zhenwu) 810E(PPU)'를 대량 출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성능은 엔비디아의 H20급에 이르며 이미 400여 고객사가 사용 중이다.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는 미국의 규제를 비웃듯 28nm라는 구형 공정 장비로도 최신 모델인 GPT-4.5에 버금가는 'R1'을 개발했다. 여러 개의 작은 칩을 이어 붙이는 '칩렛' 기술과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광자 인터커넥트' 기술을 활용해 훈련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인 것이 핵심이다.

메모리 전쟁의 새 국면… 탈착형 LPDDR’이 판 흔든다


29PPE 보도에 따르면, 2026AI 경쟁의 승부처는 연산력이 아닌 '메모리 효율'이다. 엔비디아의 독주에 맞서 AMD와 퀄컴은 'SOCAMM(탈착형 LPDDR)' 표준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OCAMM은 전원 관리 칩을 메모리 모듈에 직접 통합해 속도를 높이고 메인보드 설계를 단순화한다. 고가의 HBM(고대역폭메모리)보다 저렴하면서도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실시간으로 방대한 지식을 처리해야 하는 '에이전트 AI' 시대의 핵심 병업(병목 현상)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발빠른 변화를 두고 학계와 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2년이 글로벌 기술 지형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주도의 첨단공정과 중국·테슬라 중심의 제조 자립 및 가성비 전략 중 누가 생태계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2027년 이후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