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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화면 가리면 일단 의심하세요"…수백만 원 빼가는 '고스트 태핑'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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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화면 가리면 일단 의심하세요"…수백만 원 빼가는 '고스트 태핑' 주의보

비접촉 결제 약점 노린 신종 사기…축제·휴가철 인파 몰리는 곳 기승
소액 기부인 줄 알았는데 '360만 원' 결제…영수증 거부하면 사기 의심해야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는 '비접촉 결제(Tap-to-pay)'의 편의성을 악용한 신종 사기, 이른바 '고스트 태핑(Ghost Tapping)'이 확산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는 '비접촉 결제(Tap-to-pay)'의 편의성을 악용한 신종 사기, 이른바 '고스트 태핑(Ghost Tapping)'이 확산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미지=제미나이3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는 '비접촉 결제(Tap-to-pay)'의 편의성을 악용한 신종 사기, 이른바 '고스트 태핑(Ghost Tapping)'이 확산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범죄자들은 노점이나 기부 단체를 자처하며 시민들의 시선을 돌린 뒤, 결제 단말기 화면을 가린 채 수천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몰래 결제하는 수법을 쓴다.

허프포스트(HuffPost)는 지난 1(현지시각) 보도에서 북미 비영리 단체인 BBB(Better Business Bureau)의 경고를 인용해 최근 비접촉 결제 기술을 악용한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북미 전역의 거리와 축제 현장에서 사기범들이 모바일 지갑 기술을 활용해 행인의 자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피해 현황 및 주요 사례 (2025~2026).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피해 현황 및 주요 사례 (2025~2026). 도표=글로벌이코노믹


눈 깜짝할 새 '360만 원' 증발…화면 가리기가 핵심 수법


고스트 태핑의 핵심 수법은 결제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단말기 화면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BBB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장례비 마련을 위한 기부를 요청하며 접근한 남성에게 신용카드를 건넸다가 순식간에 수천 달러를 갈취당한 사례가 보고됐다.

피해자는 "5달러(7250)를 기부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뒤 신용카드를 넘겼는데, 상대방이 단말기 화면을 보여주지 않은 채 결제를 시도했다""이상한 예감이 들어 즉시 계좌를 확인해보니 페이팔(PayPal)을 통해 각각 2496달러(362만 원)씩 여러 건이 청구된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사기는 노점상이 붐비는 시장이나 축제 현장에서 주로 발생한다. 사기꾼들은 단말기 조작이 미숙한 척하거나 시스템 오류를 핑계로 결제 금액을 입력하는 화면을 감춘다. 소비자는 평소처럼 소액이 결제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사기꾼이 미리 설정해둔 거액이 승인되는 구조다.

4cm 거리의 심리전…전문가 "결제 전 금액 확인이 최선"


기술적으로 고스트 태핑은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비자(Visa)의 마이클 자바라 결제 생태계 위험 및 통제 수석 부사장은 "NFC 기술은 통상 4cm 이하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만 작동한다""사실상 종이 클립 하나 정도의 짧은 거리"라고 설명했다.

자바라 부사장은 사용자가 개인 공간에 대한 방어 기제만 작동시켜도 물리적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사기꾼들은 기부나 판매 활동을 구실로 친근하게 접근해 심리적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특히 이들은 피해자가 한두 달 뒤 명세서를 확인하기 전까지 사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린다. 사후 분쟁 조정보다는 결제 현장에서의 즉각적인 확인이 피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BBB의 멜라니 맥거번 홍보 이사는 "현재까지 접수된 고스트 태핑 사례는 10건 미만으로 매우 드문 편이지만, 결제 편의성이 극대화되는 연말연시나 휴가철에는 사례가 급증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유령 결제' 막는 3대 방어선…영수증 거부는 '위험 신호'


전문가들은 고스트 태핑을 예방하기 위해 세 가지 수칙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당부한다.

첫째, 결제 금액 확인이다. 단말기에 찍힌 금액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로 휴대폰이나 카드를 갖다 대지 말아야 한다. 맥거번 이사는 "상대방에게 화면을 보여달라고 당당하게 요청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보호책"이라고 말했다.

둘째, 실시간 거래 알림 설정이다. 카드사나 은행 앱의 푸시 알림을 켜두면 결제 즉시 금액과 가맹점 명칭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의도치 않은 거액 결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최전방 방어선' 역할을 한다.

셋째, 영수증 요구다. 영수증은 향후 은행에 결제 이의를 제기할 때 필수 증거가 된다. 특히 상인이 "단말기가 고장 나서 영수증 발행이 안 된다"고 핑계를 댄다면 이는 전형적인 사기 징후로 보고 결제를 중단해야 한다.

사기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즉시 카드사에 연락해 거래 정지를 요청하고, 수사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신종 사기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는 만큼 편리함 뒤에 숨은 위험을 인지하는 사용자의 경계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