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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500억 달러 ‘AI 몰빵’ vs 엔비디아 ‘오픈AI 거리두기’… 반도체 공급망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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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500억 달러 ‘AI 몰빵’ vs 엔비디아 ‘오픈AI 거리두기’… 반도체 공급망 요동

2026년까지 최대 500억 달러 조달, AI 인프라 장악 시도
젠슨 황 CEO, 오픈AI 투자 “비구속적 합의” 규정… 투자액 대폭 축소 가능성
반도체 시장, 무조건적인 확장보다 수익성·효율성 중시하는 ‘선별적 투자’ 기조 확산
미국 기업 오라클(Oracle)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해 내년까지 최대 50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자금을 조달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기업 오라클(Oracle)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해 내년까지 최대 50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자금을 조달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기업 오라클(Oracle)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시장 선점을 위해 내년까지 최대 500억 달러(726500억 원)라는 기록적인 자금을 조달한다. 2(현지시각) CNBC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엔비디아와 오픈AI 등 거대 고객사들의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자금 조달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같은 날 ‘AI 대장주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한 투자 약속을 재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AI 투자 열풍이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오라클, 73조 원 투입해 ‘AI 데이터센터 거물굳히기


오라클은 이번에 확보하는 자금을 클라우드 기반 시설 확충에 쏟아붓는다. 조달 규모는 4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653800~726500억 원) 사이이며, 채권 발행과 증자 등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한다.

오라클이 이처럼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배경은 쏟아지는 계약 물량 탓이다. 지난해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계약액은 사상 최고치인 610억 달러(886300억 원)를 기록했다. 현재 오라클은 엔비디아, 메타, 오픈AI를 비롯해 일론 머스크의 xAI 등을 주요 고객사로 뒀다. 이미 지난해 9월 채권 매각으로 180억 달러(261540억 원)를 확보한 오라클은 오픈AI3000억 달러(435조 원) 규모의 초대형 공급 계약을 맺으며 인프라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엔비디아-오픈AI ‘밀월균열… 투자 규모 축소 관측

오라클이 하드웨어 확장에 사활을 거는 사이, AI 생태계의 핵심인 엔비디아와 오픈AI 사이에서는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2CNBC 인도네시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약속했던 1000억 달러(1453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오픈AI와의 투자 합의를 두고 구속력이 없는 거래라고 못 박았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실제 투자액을 '수십억 달러' 수준으로 크게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앤스로픽과 구글의 추격으로 오픈AI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가 특정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부채 부담오라클 vs ‘가치 재평가오픈AIAI 시장의 함의


이번 사태는 AI 시장이 무조건적인 팽창기를 지나 '효율성''재무 건전성'을 따지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오라클은 대규모 자금 조달 발표 직후 주가가 2% 올랐으나,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하다. 오라클 주가는 지난해 9월 정점과 비교해 50%나 하락한 상태다. 막대한 빚을 내 진행하는 투자가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재무 구조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투자 후퇴 신호 역시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몸값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경계심을 드러낸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성장세가 시장 기대를 밑돌자 주가가 10% 급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반면 메타는 대규모 지출 발표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수익 모델을 제시해 주가가 8% 급등했다.

한국 반도체 공급망, ‘실속 중심재편 피할 수 없다

엔비디아의 투자 속도 조절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다. 그동안 오픈AI의 모델 확장에 기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성장을 견인했으나, 이제는 수익성을 담보하는 '선별적 인프라 구축'으로 시장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HBM 공급사들에 단기적인 수요 변동성을 줄 것으로 본다. 특정 기업의 독주가 주춤해지면 공급망 전체가 효율성 중심으로 재편되며, 범용 칩보다 각 기업 목적에 특화된 맞춤형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단순한 양적 팽창에서 벗어나 전력 효율과 비용 대비 성능을 극대화한 차세대 솔루션 경쟁력이 향후 수주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도구 판매자(오라클)''부품 공급자(엔비디아)' 모두 고객사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AI 시장이 단순한 기술력을 넘어 '누가 먼저 돈을 벌어다 주는가'에 따라 자본의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