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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투 현장의 신경망을 다시 짠다...미 육군이 준비중인 새로운 통신망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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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투 현장의 신경망을 다시 짠다...미 육군이 준비중인 새로운 통신망의 모습

무전기와 위성, 5G를 하나로 잇는 새로운 지휘 방식
과거의 통신 체계로는 자동화된 전투 환경을 감당하기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본토 방어 우선주의'를 강화하면서 아시아 지역에도 미군의 대외 관여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행정부가 '미본토 방어 우선주의'를 강화하면서 아시아 지역에도 미군의 대외 관여 축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육군이 전투 현장에서 쓰는 통신 방식을 근본부터 다시 설계하고 있다.

최근 미 군사·안보 전문 매체인 브레이킹디펜스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미 육군의 구상은 가까운 거리에서 쓰는 무전기, 먼 거리 통신, 위성통신, 5G와 와이파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것이다. 이 통신망의 목적은 차세대 지휘통제 체계의 핵심으로, 흩어져 있는 부대와 무인 장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는 것이 동 매체의 분석이다.

전투 환경이 바뀌면서 통신의 역할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휘 체계는 한곳에 모이지 않고 분산되고, 현장에서 움직이는 단위는 훨씬 많아졌다. 드론과 무인 차량, 각종 감지 장비가 곳곳에서 끊임없이 정보를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이 데이터를 즉시 공유하지 못하면 작전 자체가 어려워진다. 미 육군이 새로운 통신망을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롭게 등장한 ‘초연결’ 개념


초연결이란 단순히 통신 수단을 많이 쓰겠다는 뜻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가까운 무전기 통신, 먼 거리 통신, 위성, 지상망을 자유롭게 오가며 정보를 전달하는 구조를 말한다. 특정 통신 수단이 방해를 받거나 끊기더라도 다른 길로 곧바로 우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최전선에 있는 부대에서도 지휘관과 무기, 감지 장비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 구조는 특히 무인 장비가 늘어나는 환경에서 중요하다. 드론과 무인 시스템은 예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만들어내며, 이 정보가 바로 지휘관에게 전달돼야 효과적인 판단이 가능하다. 초연결 통신망은 전투 현장을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공간으로 묶으려는 시도에 가깝다.

기존 통신 방식의 한계


문제는 지금까지 쓰던 통신 체계가 이런 요구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과거에 만들어진 통신 기술은 전송량, 반응 속도, 방해에 대한 대응 능력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새로운 지휘 방식과 작전 개념을 오래된 통신 기술로 구현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 육군이 구상하는 차세대 지휘통제 체계는 훨씬 많은 연결 대상과 더 넓은 작전 범위를 전제로 한다. 병사와 차량, 지휘소뿐 아니라 수천 개의 무인 장비가 동시에 연결되는 상황에서는 통신의 유연성과 효율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이제 통신 기술 자체가 전투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데이터 전달 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짜다


브레이킹디펜스에 따르면 미 육군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데이터가 오가는 구조 자체를 새로 설계하고 있다. 가까운 거리 통신을 맡는 무전기, 위성을 거치지 않고 먼 거리까지 연결하는 통신 방식, 여러 궤도의 위성을 활용하는 단말기를 하나의 틀로 묶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전투 현장은 하나의 고정된 통신망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 여러 겹의 네트워크로 운영된다.

핵심은 특정 통신 수단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위성이 방해를 받거나 지상 중계가 끊겨도 통신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이 설계의 출발점이다. 통신 방해가 일상적인 환경을 기본 조건으로 놓고 체계를 만드는 셈이다.

다시 주목받는 통신 방식 경쟁


차세대 통신망의 성능을 가르는 또 하나의 요소는 통신 방식 자체다. 한정된 주파수 안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안정적으로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예전에 개발된 방식을 그대로 쓰는 것으로는 새로운 수준의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미 육군과 방산 업체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통신 방식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동 중에도 지휘와 사격 관련 정보를 끊김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는 자동화된 전투 환경의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통신 기술의 변화가 곧 작전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는 이유다.

초연결 통신망이 뜻하는 변화


초연결 통신망은 단순한 장비 교체가 아니다. 전투 현장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감지 장비와 무기, 지휘관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즉각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는 기존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지휘 방식을 크게 흔든다.

미 육군이 준비하는 차세대 지휘통제 구상은 전투의 속도와 모습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통신은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전투력을 이루는 핵심 요소가 됐다. 초연결이라는 개념은 앞으로 전투 환경의 기본 전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