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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주식시장 전면 개방…‘비전 2030’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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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주식시장 전면 개방…‘비전 2030’ 가속화

2월 1일부터 ‘적격 외국인 투자자(RQFII)’ 제도 폐지… 개인·기관 모두 직접 투자 가능
국가 주도 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높은 유동성에도 ‘정부 개입’ 리스크 상존
리야드 증권 시장의 트레이더들. 정부는 사우디 거래소를 모든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야드 증권 시장의 트레이더들. 정부는 사우디 거래소를 모든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했다.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가 경제 자유화와 석유 의존도 탈피를 위한 ‘비전 2030’ 전략의 일환으로 모든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시장을 전면 개방했다.

그동안 엄격한 자격 요건을 갖춘 대형 기관에만 허용됐던 시장 접근권이 개인과 소규모 자산가들에게까지 확대되면서, 중동 최대 자본 시장인 사우디 거래소(타다울)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각) 사우디 자본시장청(CMA)과 닛케이 아시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2월 1일을 기점으로 기존 ‘적격 외국인 투자자(RQFII)’ 제도를 폐지하고 모든 부류의 외국인 투자자에게 메인 보드 시장 직접 투자를 허용했다.

◇ ‘중동 최대 시장’ 타다울의 문이 열리다


이번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더 이상 스와프(Swap) 계약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거치지 않고도 사우디 상장 주식을 직접 사고팔 수 있게 되었다.

2025년 말 기준 사우디 거래소의 시가총액은 약 8.8조 사우디 리얄(약 2.35조 달러)로 중동에서 가장 깊고 넓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 발표 이후 타다울 올셰어 지수는 약 10% 상승하며 최근의 하락세를 되돌렸다. 투자자들이 이를 시장 가치 재평가의 강력한 촉매제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알-밥틴 파워(33.8%), 에다랏 그룹(24.6%) 등 주요 기업들은 높은 외국인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 비전 2030: 개방과 규제 사이의 ‘외줄 타기’


사우디 정부는 지난 10년간 영화관 개방, 관광 비자 도입, 2034 월드컵 및 2030 세계 박람회 유치 등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을 진행해 왔다. 이번 금융 시장 개방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1월부터 외국인 비무슬림의 부동산 소유를 허용하는 신법이 시행되었으며, 일부 지역의 외국인 거주 규제도 완화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2025년 예산 적자가 GDP의 5.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개방을 통한 외자 유치는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박한 조치이기도 하다.

◇ 투자 시 유의점: 국가와 밀접한 기업 지배구조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우디 시장 투자가 동반하는 ‘독특한 리스크’를 경고한다.

사우디 아람코, ACWA 파워 등 지수의 핵심을 차지하는 기업들은 국가 전략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의사결정이 주주 수익보다는 국가의 장기적 전략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크다.

개별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은 10% 미만으로 제한되며, 전체 외국인 지분 합계는 49%를 넘을 수 없다.

다만, 여전히 존재하는 부문별 제한과 복잡한 행정 절차는 투자자들에게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런던과 두바이의 분석가들은 사우디 리얄화가 달러에 고정(Peg)되어 있어 환율 리스크가 적고,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