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에 마르티네 법인장, ‘가격보다 가치’ 강조하며 중국 브랜드와 정면 승부 선언
수직적 통합과 800V 기술력 앞세워 유럽 점유율 수성… “2030년 탄소 규제가 진짜 승부처”
수직적 통합과 800V 기술력 앞세워 유럽 점유율 수성… “2030년 탄소 규제가 진짜 승부처”
이미지 확대보기현대차는 단순히 저가 정책에 대응하기보다는 디자인과 첨단 기술, 그리고 그룹 내 수직적 통합 시스템을 활용한 효율적 운영으로 중국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겠다는 구상이다.
7일(현지시각) 폴란드 경제 매체 뱅커(Bankier.pl)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자비에 마르티네(Xavier Martinet) 현대자동차 유럽 권역본부장(사장)은 최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 브랜드의 급속한 성장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신규 플레이어와 싸울 준비가 가장 잘 된 그룹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는 우리가 경쟁을 가르치러 중국에 갔지만, 이제는 그들의 속도를 공부해야 할 때”라는 호세 무뇨스 사장의 말을 인용하며 업계의 판도 변화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 가격 전쟁 대신 ‘디자인과 기술’로 승부…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
마르티네 법인장은 중국 브랜드가 주도하는 가격 경쟁에 휘말리는 것이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가 지난 10여 년간 추구해 온 고유의 DNA가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강력한 방어막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은 아이오닉 5나 신형 싼타페처럼 시장에 없는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현대차를 산다”며, 1975년 포니 시절부터 이어온 디자인 중심 전략이 중국산 저가 차량과의 차별점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이 이제야 도입하기 시작한 800V 전기차 아키텍처를 현대차는 이미 2021년에 상용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추격자’에서 ‘시장 선도자’로 위치가 바뀌었음을 천명했다.
자체 제철소 보유, 로봇 생산, 물류 계열사(글로비스) 운영 등 현대차그룹 특유의 수직적 통합 구조가 반도체 위기 등 공급망 혼란 속에서도 유연한 대응을 가능케 했다고 덧붙였다.
◇ "2035년보다 2030년이 더 위험"… 규제와 시장 사이의 줄타기
그는 유럽연합(EU)의 규제가 고객의 구매력과 비즈니스 경제성 사이의 균형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조업체는 효과가 없는 시나리오를 억지로 밀어붙여 손해를 볼 수 없고, 고객은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의 차를 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현대차는 탄소 배출권을 경쟁사(테슬라 등)로부터 구매하는 대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직접 늘려 규제에 대응하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 투손·인스터 등 신차 5종 투입… 유럽 점유율 1%의 의미
현대차는 향후 18개월 동안 유럽 시장의 핵심인 B·C 세그먼트(소형·준중형)를 겨냥해 5가지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가장 거센 C-SUV 시장을 지키기 위해 베스트셀링 모델인 투손(Tucson)의 신세대 모델을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
또한,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춘 소형 전기차 인스터(Inster, 국내명 캐스퍼 EV)를 통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끈다는 전략이다.
마르티네 법인장은 “2025년 중국 브랜드가 성장했음에도 현대차는 유럽 내 점유율을 오히려 1% 늘렸다”며, 이 작은 수치가 현대차의 견고한 태도와 시장 방어 능력을 증명하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27년까지 유럽 내 모든 모델에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하는 동시에, 시장 상황에 맞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능한 한 오랫동안 병행 공급하며 어떤 규제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생존 체력’을 키우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