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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의 공습,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 ‘패닉’… 中 SaaS 업계로 불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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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의 공습,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 ‘패닉’… 中 SaaS 업계로 불길 확산

오픈AI·앤트로픽 신모델 발표에 ‘존재론적 위협’ 직면… 시총 2조 달러 증발
클라우드 도입 늦은 중국 부문, 플랫폼 대기업 의존 심화 및 ‘장기적 내러티브 전환’ 예고
중국국기 사이에 노동자 축소형이 배치되어 있고, 반도체 칩이 장착된 인쇄 회로 기판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국기 사이에 노동자 축소형이 배치되어 있고, 반도체 칩이 장착된 인쇄 회로 기판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이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전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이 유례없는 위협에 직면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며 미국 증시에서 시작된 대규모 매도세가 중국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부문까지 덮치고 있다.

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소프트웨어 주식은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가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바스켓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약 2조 달러(약 2,700조 원) 증발하며 30%가량 폭락했다.
이러한 흐름은 중국으로 이어져 지난 4일 MSCI 중국 지수가 0.2% 하락하는 동안 중국 소프트웨어주들은 3%에서 최대 12%까지 급락하는 ‘패닉 셀’ 양상을 보였다.

◇ ‘명령어 응답’ 넘어 ‘자율 수행’으로… AI 에이전트가 흔드는 근간


이번 폭락의 도화선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 개발사들이 선보인 ‘에이전트’ 기능이다.

지난 2월 5일 앤트로픽(Anthropic)과 OpenAI는 각각 ‘클로드 오퍼스 4.6’과 ‘GPT-5.3 코덱스’를 발표하며 인텔리전스의 자율적 수행 능력을 강조했다.

특히, 앤트로픽이 법률 업무용 플러그인을 포함한 업무 자동화 도구를 출시하자, 기존 전문 소프트웨어 비즈니스가 AI에 흡수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업계 조사 기관 세미애널리틱스는 “지능의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는 ‘인텔리전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중국 SaaS 부문의 고질적 약점… 대기업 종속 심화 우려


분석가들은 중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겪는 충격이 미국보다 더 깊고 구조적일 수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의 IT 지출은 GDP 대비 약 3% 수준으로 미국의 9%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클라우드 도입 속도가 느리고 반복적인 구독료 결제 모델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아라스 푼 애널리스트는 “향후 중국의 SaaS 성장은 자체적인 생태계 구축보다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클라우드와 AI 인프라를 장악한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소규모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지배적인 플레이어의 API나 플랫폼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건강한 조정’인가 ‘장기적 쇠퇴’인가… 엇갈리는 전망


시장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매도세를 “투자자들이 소프트웨어 기업의 AI 파괴 위험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장기적인 내러티브 전환의 시작”이라고 규정했다.

그동안 막연했던 AI의 위협이 구체적인 제품으로 증명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반면 모닝스타 등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하락이 그동안 과열되었던 기술주 섹터의 “건강한 조정”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앤스로픽의 신모델 발표 외에도 중국 내 부가가치세 인상 루머와 하드웨어 업계의 위험 회피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결국 글로벌 소프트웨어 산업은 ‘누가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드느냐’의 단계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업무를 대체하느냐’의 생존 게임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인텔리전스의 비용이 공짜에 가까워지는 시대에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어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따라 향후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