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반 소장 인터뷰 “미국, 1945년 질서 파괴하고 강대국 중심의 ‘신베스트팔렌’ 구축 중”
그린란드·베네수엘라 사태는 시작일 뿐… 유럽, ‘보편적 가치’ 대신 ‘권력의 언어’ 배워야
그린란드·베네수엘라 사태는 시작일 뿐… 유럽, ‘보편적 가치’ 대신 ‘권력의 언어’ 배워야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의 저명한 정치 이론가이자 역사가인 루크 반 미들라르(Luuk van Middelaar) 브뤼셀 지정학연구소장은 "우리는 지금 대서양 동맹의 종말을 목격하고 있다"며 유럽이 더 이상 과거의 환상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반 미들라르 소장은 최근 그린란드 영유권 주장과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 등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1945년 이후 유지되어 온 국제 질서를 해체하고 강대국들이 영향권을 나눠 갖는 ‘신베스트팔렌 질서’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미국은 더 이상 동맹이 아니다"… 19세기 강대국 클럽의 부활
반 미들라르 소장은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NSS)에 등장한 ‘C5(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 개념에 주목했다. 이는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이후 강대국들이 세계를 분할 통치하던 ‘강대국 클럽’ 논리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트럼프의 논리는 "미국이 서반구(그린란드, 멕시코 등)에서 원하는 대로 하는 대신, 러시아와 중국도 각자의 이웃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묵인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은 미국으로부터 ‘전략적 유기’를 당함과 동시에, 트럼프의 ‘마가(MAGA)’ 이념을 앞세운 문화 전쟁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는 유럽 내 극우 세력을 자극해 중도 정부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선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 우크라이나, ‘완충지대’에서 ‘최전선’으로의 전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과거 우크라이나는 동서양 사이의 ‘회색지대’ 또는 ‘완충국가’ 역할을 했으나, 이제는 유럽 안보의 최전선 국가가 되었다.
반 미들라르 소장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NATO)에 가입한 것은 중립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며,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으로 규정하고 결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 그린란드 사태가 던진 교훈: "힘만이 존중받는다"
최근 트럼프의 그린란드 위협에 대해 유럽이 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것은 중대한 변화의 신호다. 유럽 지도자들은 이제 ‘달래기’가 통하지 않으며, 트럼프는 오직 ‘실력 행사’만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반 미들라르 소장은 ‘대서양 동맹’이나 ‘규칙 기반 질서’가 유럽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유용한 허구’였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나토와 같은 해에 탄생한 독일 연방공화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실존적 필요성으로 느끼며 ‘전략적 해방’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이제는 그 환상에서 깨어나야 할 시점이다.
◇ 유럽의 과제: 스스로를 정의하고 ‘권력의 언어’를 구사하라
반 미들라르 소장은 유럽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방위, 기술, 에너지 분야에서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이 누구인지, 무엇인지에 대해 보편적 가치가 아닌 역사와 문명에 기반한 스스로의 언어로 정의해야 한다. 트럼프와 푸틴이 유럽을 정의하게 내버려 두는 ‘스토리텔링의 부재’를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럽인의 단 16%만이 미국을 동맹으로 여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트럼프 2.0의 현실"이라며, 유럽 지도자들이 사적으로만 나누던 우려를 이제는 대중 앞에 공개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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