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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미·인 무역 협정으로 할리데이비슨 관세 전격 철폐… ‘관세 전쟁’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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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미·인 무역 협정으로 할리데이비슨 관세 전격 철폐… ‘관세 전쟁’ 일단락

800~1,600cc 오토바이 무관세 수입 허용… 고급 미국차 관세도 110%서 30%로 인하
트럼프-모디 극적 합의로 ‘상호 관세’ 18%로 완화… 테슬라 등 전기차는 제외
브뤼셀 근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딜러십에 있는 할리데이비슨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뤼셀 근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딜러십에 있는 할리데이비슨 로고.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관세 국가’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하며 압박해 온 인도가 마침내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미국산 고급 자동차에 대한 빗장을 풀었다.

미·인 간의 일시적 무역 협정이 가시화되면서 양국 간의 날 선 관세 보복 전쟁은 상호 이익을 고려한 임시 휴전 상태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각) 뉴델리 정부 소식통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따라 상징적인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에 부과하던 관세를 완전히 폐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특히 800cc에서 1,600cc 사이의 대형 오토바이에 집중되며, 현재 40%에 달하는 관세 장벽이 사라짐에 따라 미국산 오토바이의 인도 시장 재진입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 트럼프의 ‘단골 타깃’ 할리데이비슨, 무관세로 인도 재공략


할리데이비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할 때마다 언급해 온 상징적인 품목이다.

지난 2020년 인도 시장의 높은 관세와 수요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철수했던 할리데이비슨은 이번 무관세 혜택을 발판 삼아 다시 한번 세계 최대 이륜차 시장인 인도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게 됐다.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3.0리터 이상의 미국산 고급 가솔린 차량에 대한 관세도 현재 최대 110%에서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30%까지 대폭 인하된다.

다만, 이번 합의는 내연기관 차량에 국한되며,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모델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자국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려는 인도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상호 관세’ 18%로 완화… 트럼프-모디의 극적 타협

양국 관계는 지난해 8월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산 상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25%의 보징금을 물리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직접 대화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인도 상품에 대한 관세를 18%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부과되었던 25%의 관세는 지난 토요일 전격 폐지되었으며, 나머지 보징금 역시 며칠 내로 인하될 예정이다.

양국은 3월 중 정식 체결을 목표로 ‘임시 무역 협정(Interim Trade Agreement)’의 틀에 합의했으며, 협정 체결 시 일부 인도산 수출 품목은 미국 시장에 무관세로 진입하게 된다.

◇ 실리 택한 인도, 전략적 동맹 강화로 선회


전문가들은 인도의 이번 양보가 미국과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피하고,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적 안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려는 실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뉴델리 관계자는 “할리데이비슨에 대한 무관세 면허 등 인도가 제공하는 혜택은 임시 무역 협정 서명 즉시 발효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가 양국 간의 경제적 결속을 강화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의 강력한 통상 압박 속에서 인도가 ‘할리데이비슨’이라는 상징적 카드를 내주며 얻어낸 18%의 상호 관세 완화가 인도 제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