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PS법안, 고비용·저생산 구조 고착화 우려…국가안보 논리도 설득력 부족
동맹국 조선소 활용·연안항행법 완화 등 시장 친화적 구조 개편이 현실적 대안
동맹국 조선소 활용·연안항행법 완화 등 시장 친화적 구조 개편이 현실적 대안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정부가 국가안보와 산업 부흥을 명분으로 조선업 재건에 나서고 있지만, 보조금 중심의 접근으로는 구조적 경쟁력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 내 조선업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붕괴 상태에 놓여 있는 만큼, 과거의 산업 모델을 되살리려는 시도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조선 및 해양 산업 전문 매체인 아이마린(iMarine)은 지난 2월 10일(현지시각) 미국의 대표적 자유시장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Cato Institute)가 콜린 그레이보 연구원의 아티클을 통해 미국 정부의 조선업 부흥 계획을 “환상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동 아티클을 통해 ‘미국산 집착’이 오히려 국가안보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이미 붕괴된 공급망을 보조금으로 되살리려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진 미국 상선 조선업
카토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 조선업은 주요 산업 가운데 가장 장기간, 가장 예측 가능하게 부진을 이어온 분야다. 지난 10년간 미국 조선소가 차지한 세계 조선 생산 비중은 0.3%에도 못 미쳤으며, 2024년에는 0.04%에 그쳤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이 건조한 원양 화물선은 연평균 3척이 채 되지 않았다. 미국 회계감사원은 2025년 보고서에서 이 산업을 ‘거의 전면적인 붕괴 상태’로 규정했다.
고비용·저생산 구조의 근본 원인
미국 상선은 사실상 자국 시장만을 대상으로 건조되며, 가격은 국제 시장 수준과 전혀 맞지 않는다.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 경쟁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선박 가격은 해외 경쟁국 대비 현저히 비싸다.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는 한, 보조금이 투입되더라도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은 어렵다는 것이 카토연구소의 판단이다.
SHIPS법안의 한계와 국가안보 논리의 취약성
미 의회에서 논의 중인 SHIPS는 보조금과 정부 개입을 통해 중국의 조선업 독점을 견제하고 미국의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한 법안이지만, 카토연구소는 이 법안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오히려 고착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상선 조선업을 국가안보와 직접 연결하는 논리 역시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 해군 전력 유지에 필요한 선박 상당수는 이미 상업용 조선과는 다른 체계에서 조달되고 있다.
현실적 대안은 동맹 활용과 제도 개혁
카토연구소는 대안으로 동맹국 조선소의 활용과 미국 연안항행법, 이른바 존스법 개혁을 제시했다. 동맹국의 경쟁력 있는 조선 역량을 활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연안항행법 완화를 통해 미국 해운·조선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조금에 의존한 부흥이 아닌, 시장 친화적 구조 개편이야말로 미국 해양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결론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