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소재 섹터 20% 폭등에도 지수 상승은 '찔끔'… 체급 격차가 만든 착시
빅테크 1% 오를 때 엑손모빌 66곳 뭉쳐야 대등… ‘지수 지배력’ 요지부동
역대급 AI 투자 비용 부담에 기관 투심 분산… “진정한 주도권 교체는 EPS에 달려”
빅테크 1% 오를 때 엑손모빌 66곳 뭉쳐야 대등… ‘지수 지배력’ 요지부동
역대급 AI 투자 비용 부담에 기관 투심 분산… “진정한 주도권 교체는 EPS에 달려”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올해 들어 에너지 섹터가 20% 가까이 급등하고 소재(14%), 필수소비재(13%)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S&P 500 지수 상승률은 1.7%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수 향방을 결정하는 거대 기술기업(Megacap Tech)의 압도적인 영향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지 확대보기압도적 체급 격차… 빅테크 1%의 힘, 비기술주 우량주 6곳의 3배
현재 미국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종목 간의 극심한 ‘체급 차이’다. 엔비디아,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이른바 ‘빅 6’ 기술주의 평균 시가총액은 약 3조 3000억 달러(약 4785조 원)에 달한다. 반면 에너지 업계 거물인 엑손모빌의 시가총액은 약 6270억 달러(약 909조 원)로 기술주 평균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한 격차는 지수 산출 시 포인트 기여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엑손모빌 주가가 하루 1.5% 상승할 때 S&P 500 지수에 기여하는 포인트는 3.9점인 반면, 엔비디아는 1%만 올라도 지수를 5.1점이나 끌어올린다.
실제로 기술주 상위 6개 종목이 동시에 1% 상승하면 지수는 약 19.4포인트 오르지만, 버크셔 해서웨이와 월마트, JP모건 등 비기술주 상위 6개 종목이 똑같이 1% 올라도 지수 상승 폭은 5.7포인트에 불과하다. 기술주 6곳의 파급력을 상쇄하려면 시가총액 순위가 한참 낮은 종목까지 포함해 총 66개의 비기술주 종목이 동시에 올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AI 회의론 속 '건강한 분산'… 하지만 자금은 여전히 기술주로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건강한 순환매’ 과정으로 보고 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안소니 사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단기적 회의론이 나오더라도 다른 섹터들이 지수를 지탱하며 버텨주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수급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기술주 쏠림은 강력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자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은 여전히 비기술주보다 AI 및 기술 관련주로 더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fA 분석가는 "지난 수년간 이어진 대형주 중심의 성장이 펀드 매니저들을 매머드급 종목에 가두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일물경제 관련 종목들은 여전히 펀드 내 비중이 평균 10% 수준으로 소외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관세·실적 '삼중고'… 주도권 교체는 점진적 진행
실물경제 종목들이 지수 주도권을 완전히 탈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압박 등 거시 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RBC 캐피털 마켓의 로리아 칼바시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순환매 장세가 안착하려면 가치주와 실물경제 종목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세가 기술주를 압도한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P 500 지수가 특정 기술주 의존도를 낮추고 진정한 의미의 '넓은 상승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번 실적 시즌에서 비기술주 기업들이 견실한 이익 창출 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