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독일·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심 동맹국에서 미국이 더 이상 적을 억제하는 믿을 만한 동맹이 아니라고 보는 여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 기조 이후 미국의 신뢰도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폴리티코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여론조사 기관 퍼블릭 퍼스트가 최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대상 5개국 가운데 독일과 캐나다, 프랑스에서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동맹”이라고 평가한 응답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는 응답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5개국의 성인 1만28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독일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동맹이라고 답했다. 캐나다에서는 57%가 같은 답변을 내놨다. 프랑스에서도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본 응답 비율이 신뢰할 수 있다고 본 응답의 두 배를 넘었다.
영국에서는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여전히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영국 응답자의 35%는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고 했고 39%는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 “美 관계가 적 억지력 보장” 인식도 약화
군사적 억지력에 대한 인식도 약화됐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다수 응답자가 미국과의 동맹 관계 때문에 자국이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영국에서는 미국을 효과적인 억지력으로 보는 비율이 1년 새 10%포인트 하락했다.
퍼블릭 퍼스트의 세브 라이드 여론조사 책임자는 “지난해만 해도 미국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여전히 적을 억제하는 중요한 동맹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유럽 대중이 나토가 제공해온 대서양 횡단 억지력을 거의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며 미국 없이 그 안보 체제를 어떻게 재구성할지가 핵심 질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 가치 공유·민주주의 수호” 평가도 부정 우세
미국이 자국과 가치를 공유하고 민주주의를 보호하는지에 대한 평가에서도 부정 응답이 우세했다. 프랑스에서는 “미국이 우리와 가치를 공유한다”는 문항에 17%만 동의했고 49%는 반대했다. 독일에서는 응답자의 50%가 미국이 자국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미국이 민주주의를 보호한다고 본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를 앞두고 공개됐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유럽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대서양 동맹의 향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유럽 언론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위협과 압박”을 비판하며 미·유럽 관계가 단기간에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 역시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우리는 전환이 아니라 단절의 한복판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독일·프랑스·영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약화시켰다고 보면서도 그의 임기 이후에는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응답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