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예산 560억 달러 중 80% 조기 집행…역대 최대 규모
2nm 공정 장비 선점에 210억 달러…엔비디아가 최대 고객 부상
삼성·인텔 투자액 3배 수준…글로벌 파운드리 격차 확대
2nm 공정 장비 선점에 210억 달러…엔비디아가 최대 고객 부상
삼성·인텔 투자액 3배 수준…글로벌 파운드리 격차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TSMC의 2026년 전체 자본지출 가이던스는 520억~560억 달러(약 75조~80조 원)다. 1분기에만 연간 예산의 80%가량을 조기 집행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분석한다.
이미지 확대보기장비 확보 경쟁…네덜란드 ASML에 210억 달러 선급금
디지타임스의 루크 린 수석 애널리스트가 밝힌 450억 달러 예산 배분을 보면, 2nm 이하 첨단 공정에 약 180억 달러(약 26조 원), 첨단 패키징과 특수 공정에 약 40억 달러(약 5조7700억 원)가 할당됐다. 공장 시설·장비 임대·선급금에는 약 210억 달러(약 30조3400억 원)가 책정됐다.
공장 관련 비용 210억 달러는 대부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에 대한 선급금으로 풀이된다. TSMC는 2nm 라인 가동에 필수인 차세대 고개구율(High-NA)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이 장비는 대당 3억5000만~4억 달러(약 5000억~5700억 원)에 달하며, ASML의 연간 생산량이 5~6대에 불과해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의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TSMC는 지난해 말 신주(Hsinchu)와 가오슝(Kaohsiung) 공장에서 1세대 2nm 나노시트 기술 양산에 들어갔다. 2026년에는 월 9만 장 웨이퍼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3개 대륙 동시 투자…일본·미국·독일 생산망 구축
이번 예산은 TSMC의 글로벌 확장 전략도 뒷받침한다. 일본에서는 이사회가 열린 구마모토 거점을 확대해 3nm와 2nm 생산능력을 갖춘 시설을 구축한다. 미국에서는 애리조나주 팹21(Fab 21)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대만과 미국 간 2500억 달러(약 361조 원) 규모 리쇼어링(본국 복귀) 투자 약속의 핵심이다. 독일에서는 드레스덴에 유럽반도체제조(ESMC) 합작법인을 설립해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
AI 수요 폭발…엔비디아가 최대 고객 부상
TSMC의 공격적 투자 배경에는 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TSMC의 고성능컴퓨팅(HPC)과 AI 부문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AI 가속기 관련 매출만 전체 웨이퍼 매출의 17~19%에 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와 번스타인(Bernstein) 애널리스트들은 TSMC가 엔비디아, 애플, 구글 등 AI 선두업체의 유일한 공급처로 자리잡기 위해 '선제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최근 애플을 제치고 TSMC의 최대 고객으로 부상했으며, 차세대 '루빈'과 '파인만' GPU 아키텍처를 위한 2nm 생산능력 대부분을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생산능력 부족 상황을 활용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TSMC 경영진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아 장기 매출총이익률 56% 이상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칩을 만들어 팔 때 원가를 빼고 남는 이익이 매출의 56% 이상이라는 뜻이다. 경영진은 "인텔과 삼성을 압도하는 투자로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필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TSMC의 2026년 자본지출이 전년(409억 달러, 약 59조 원) 대비 약 30%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로, AI 반도체 수요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경영진의 확신을 반영한다고 분석한다. TSMC는 2024~2029년 AI 가속기 매출 연평균 성장률이 54~5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