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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AI가 직원 지식 흡수해 '대체 무기'로…"개인용 AI로 방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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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AI가 직원 지식 흡수해 '대체 무기'로…"개인용 AI로 방어해야"

MS 코파일럿·세일즈포스 아인슈타인, 업무 노하우까지 실시간 수집
입사 전 AI 데이터 관리 권한 협상·집단 행동 나서야
AI 확산이 기업에 속한 근로자들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 확산이 기업에 속한 근로자들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AI 확산이 기업에 속한 근로자들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15(현지시각) 기업용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직원들의 모든 업무 데이터와 문제 해결 방식을 수집해 회사 자산으로 만들면서, 결국 직원들을 쉽게 대체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가 단순히 일자리를 없애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직원들의 업무 노하우와 전문 지식이 회사 소유가 되면서 직원들이 언제든 대체 가능한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키 입력부터 사고방식까지 모두 추적


기업용 AI 시스템은 가정에서 쓰는 챗봇과 완전히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워드·엑셀·아웃룩에 내장된 코파일럿(Copilot)이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 통합된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 AI가 대표적이다. 이들 시스템은 직원이 플랫폼 내에서 입력하는 프롬프트, 생성하는 문서, 데이터를 불러오고 처리하는 전체 요청 행위 등 모든 활동을 기록한다.

WSJ"회사는 시스템 내에서 직원이 입력하는 모든 키, 기록하는 모든 아이디어, 만드는 모든 도구를 추적하고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어떤 접근 방식이 효과적이었는지, 어떤 이메일 표현이 답변을 유도했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시스템 오류를 해결하는 과정을 기업용 AI로 수행하면, 시스템은 해결책뿐 아니라 문제 해결 접근 방식까지 기록한다. 어떤 질문을 먼저 했는지, 초기 시도가 실패했을 때 어떻게 검색을 개선했는지, 심지어 증상에서 원인으로 이어지는 논리 단계까지 담긴다. 다음에 후배 엔지니어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면, 시스템은 선임의 방법론 요소를 통해 그들을 안내하게 된다.

개인용 AI 도구로 전문성 보호


WSJ는 직원들이 자신의 고유한 경쟁력을 보호하려면 회사 AI 시스템 사용을 자제하고 챗GPT, 클로드(Claude), 제미나이(Gemini) 같은 개인용 AI 도구를 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 도구는 사용자가 프롬프트와 워크플로, 사용자 지정 설정을 직접 관리할 수 있고, 생성한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남는다. 무엇보다 회사를 떠날 때에도 AI 기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한 에너지 회사 지역 부사장은 회사 시스템을 규정 준수와 문서화에만 쓰고, 새로운 분석 방법 개발과 복잡한 의사결정은 개인용 AI 도구로 테스트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얻은 독창적 통찰력은 그만의 것으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사전 협상과 집단행동 필요


WSJ는 개인용 AI 도구 사용 외에도 직원들이 취해야 할 행동을 제시했다. 우선 회사에 입사할 때 AI 도구 접근 권한을 지적 재산권처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용 AI를 통해 어떤 정보가 수집되는지, 해당 데이터는 얼마나 오래 보관되는지, 개인 역량 개발을 위해 AI 도구를 쓸 수 있는지, 퇴사 시 본인 데이터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노동조합과 전문 협회를 통한 집단행동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단체 교섭을 통해 노동자들은 기업의 AI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고 AI가 수집하는 정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집단적인 힘이 없다면 개별 직원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직무 구조 조정에 동의하는 버튼을 계속 누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WSJ"AI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기존 고용 모델을 파괴하고 있다""이러한 변화 흐름을 이해하는 기업과 직원들은 AI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도입으로 실제 해고 급증


AI 도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ICT 업계 해고 현황을 추적하는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Layoffs.fyi)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중순까지 127개 회사에서 59413명이 해고됐다. MS는 올해만 세 차례에 걸쳐 15000명 이상을 감원했고, 아마존은 2030년까지 60만 개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국내 일자리의 약 13%327만 개가 AI로 대체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국내 일자리 중 약 12%341만 개가 AI 노출 지수가 높아 대체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다만 기업들은 '해고'라는 단어 대신 'AI 역량 중심의 인력 재편'이나 '효율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부정적 여론을 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CIO닷컴의 '2025 CIO 현황 조사'에 따르면 IT 리더의 53%는 가까운 시일 내 AI가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직무군이 AI에 의한 '고위험군(대체 가능)'인지 아니면 '보완군(생산성 향상)'에 속하는지에 따라 대응책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전문직 영역까지 위협하고 있는 만큼,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