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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혈경쟁 끝내라"… '원가 이하 판매' 금지로 EV 생존법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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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혈경쟁 끝내라"… '원가 이하 판매' 금지로 EV 생존법 바꾼다

SAMR, '자동차 산업 가격 준수 지침' 시행… 덤핑 판매·갑질 관행에 철퇴
2026년 해외 수출 130만 대 조준한 BYD 등 선두권, 수익성 회복 주력
'약육강식'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 '질적 성장'으로 한국 전기차 위협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EV) 시장을 망가뜨리던 파괴적 가격 전쟁에 마침표를 찍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EV) 시장을 망가뜨리던 파괴적 가격 전쟁에 마침표를 찍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EV) 시장을 망가뜨리던 파괴적 가격 전쟁에 마침표를 찍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지난 12(현지시각) 자동차 생산 전 공정의 가격 책정을 규제하는 자동차 산업 가격 준수 지침을 공포했다고 디지타임스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이번 지침은 완성차 제조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 차량을 제조 원가보다 낮게 팔거나, 과도한 할인을 적용해 실질 가격을 원가 밑으로 떨어뜨리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밑지고 팔면 퇴출"… 덤핑 출고부터 부품사 갑질까지 원천 봉쇄


이번 규제의 핵심은 '원가 이하 판매 금지'. 그동안 중국 전기차 시장은 비야디(BYD)와 테슬라 등이 주도하는 가격 인하 공세로 인해 수익성이 바닥치는 '인볼루션(내부적 무한경쟁)' 몸살을 앓아왔다. SAMR은 이를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파괴적 가격 삭감'으로 규정했다. 이제 제조사는 공장 출고가를 생산 비용보다 낮게 책정할 수 없으며, 대리점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도 원가를 보전해야 한다.

규제망은 촘촘하다. 자동차 부품 단가부터 판매 전략, 프로모션, 사후 할인까지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단계를 감시한다. 특히 완성차 업체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부품 업체에 과도한 단가 인하를 강요하거나 대금 지급을 미루는 이른바 '공급망 갑질'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 기업이 당국과 소비자에게 위험 신호를 즉각 알려야 하는 '위험 경보 기제' 도입도 의무화했다.

'백가쟁명' 끝낸 베이징의 속내… 생존 기업 중심 '국가 대표' 육성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조치가 BYD와 테슬라 같은 상위 포식자의 독주 속에 중소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시장 보호를 넘어선 '전략적 구조조정의 완성'으로 본다.

그동안 중국은 수백 개 전기차 기업을 난립시켜 극한의 경쟁을 유도하고, 여기서 살아남은 강자만 키우는 '메기 효과'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번 가격 가이드라인은 이 '약육강식'의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들이 이제는 제값을 받고 이익을 내며 질적 성장을 도모하라는 베이징의 신호다. , '좀비 기업'은 정리하고 경쟁력을 검증받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해 글로벌 시장에서 싸울 수 있는 '국가 대표팀'을 정예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세계 1EV 업체인 BYD는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올해 해외 판매 목표를 전년보다 25% 늘린 130만 대로 설정했다. 내수 시장에서 확보한 수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한국 자동차·배터리 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와 전망


중국 정부의 이번 가격 규제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기회와 위협'이라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첫째, 현대차·기아의 가격 경쟁력 회복 기회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의 비정상적인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했던 한국차는 시장 가격이 정상화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와 상품성으로 승부할 여지가 생긴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중국 전기차가 저가 공세를 펼치던 제3국 시장에서도 중국산의 가격 인상 압박이 가해지면 한국차의 상대적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

둘째, 배터리 업계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왔다. 중국 완성차의 원가 이하 판매가 금지되면 부품사인 배터리 업체에 가해지던 과도한 단가 인하 압박도 완화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내수 시장의 가격 하한선이 형성되면 글로벌 배터리 판가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셋째, 중국의 '밀어내기식' 수출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 가격 통제로 판로가 막힌 중소 업체들이 재고 소진을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규제가 내수용에 집중될 경우, 오히려 수출용 차량에 대한 보조금이나 지원이 강화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중국의 가격 정상화 추이를 지켜보며 기술 차별화와 공급망 다변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처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