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104억 달러 재정 구멍 전망…임대료 지원 4년새 400% 폭증
맘다니 "부유층 2% 증세로 해결"…전문가 "증세만으론 한계" 경고
맘다니 "부유층 2% 증세로 해결"…전문가 "증세만으론 한계"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4일 "전임 에릭 애덤스 시장의 만성 예산 과소책정과 임대료 지원·공공부조 등 복지 지출 급증이 뉴욕시 재정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보도했다.
전임 애덤스 시장의 '만성적 예산 과소책정'
뉴욕시 재정위기의 핵심 원인은 전임 시장의 예산 편성 실패로 지목됐다. 마크 레빈 뉴욕시 감사원장은 지난달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 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에만 22억 달러(약 3조 원), 다음 회계연도(2026년 7월~2027년 6월)에 104억 달러(약 15조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이는 나쁜 경제 때문이 아니라 전임 행정부의 예산 편성 방식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재정정책연구소의 네이선 구스도르프 소장은 "애덤스 행정부가 지출이 실제보다 낮을 것이라고 반복해 전망하면서, 다음 회계연도 예산을 당해 연도 지출을 메우는 데 사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덤스 행정부가 시 예산의 실제 상황을 솔직하게 공개했다면 뉴욕시에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일찍 명확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 감사원 분석에 따르면 애덤스 행정부는 필수 서비스 지출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했다. 2026 회계연도 공공부조 예산을 8억 6000만 달러(약 1조 원)로 책정했지만, 실제 필요액은 16억 달러(약 2조 원)에 이른다. 임대료 지원 예산은 11억 달러(약 1조 원)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18억 달러(약 2조 6000억)가 필요하다. 노숙자 쉼터는 15억 달러 예산이 책정됐으나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가 소요될 전망이다.
뉴욕주 감사원은 특히 5개 분야의 지출 증가가 시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대료 지원 지출은 2020 회계연도 2억 6300만 달러(약 3790억 원)에서 지난 회계연도 13억 4000만 달러(약 1조 9300억 원)로 400% 넘게 급증했으며, 2029 회계연도에는 27억 달러(약 3조 89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조, 교육 시스템, 공무원 초과근무 수당, 주 운영 대중교통 보조금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월가 보너스로 50억弗 축소…여전히 위기
맘다니 시장은 지난 12일 알바니에서 열린 주 의회 예산 청문회에서 "공격 지출 절감, 세입 전망 개선, 연중 예비비 활용을 통해 120억 달러 적자를 70억 달러로 줄였다"고 밝혔다. 셰리프 솔리만 뉴욕시 예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30억 달러(약 4조 3300억 원)는 월스트리트 보너스 증가를 포함한 세입 증가 전망에서,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는 지출 절감에서, 10억 달러는 올해 예비비에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명했다. 시민예산위원회의 앤드루 레인 위원장은 "이번 적자는 마법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며 "맘다니 시장이 구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위원회의 아나 참페니 연구국장은 "세금 인상은 이미 미국 최고 수준인 뉴욕시 고소득자·기업 세율을 더 올리는 것으로, 국내 인구 유출과 국제 이민 감소, 정체된 일자리 수 상황에서 시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유층 증세 vs 지출 삭감 기로에 선 뉴욕
맘다니 시장은 오는 17일 예비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시의회와 수 개월간 예산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그는 무료 버스 서비스, 새로운 임대료 안정화 주택, 무료 보육 서비스 확대 등 선거 공약을 이행하려면 추가 세입원이 필요하다며, 주 의회에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증세 승인과 추가 주 정부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맘다니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연소득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2% 소득세 인상과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정정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뉴욕 백만장자들이 연간 120억 달러(약 17조 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데, 1인당 평균 12만 9600달러(약 1억 8700만 원)에 이른다. 맘다니는 "2% 증세로 시 재정 적자의 절반 가량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세 방안은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롱아일랜드 출신 모니카 마르티네스 주 상원의원은 "세금 인상은 기업과 가정이 시를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반대했다. 이에 맘다니는 "중산층과 서민층 가정은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주거비 때문에 뉴욕시를 떠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뉴욕시의 일부 지출 증가는 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뉴욕주는 최근 공립학교 학급 규모 축소를 의무화했지만 추가 재원을 제공하지 않았다. 주 교육 당국은 학급 규모 목표 달성을 위해 교사 채용만 연간 최소 6억 달러(약 8660억 원), 추가 교실 건설에는 수십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스도르프 소장은 "시 예산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지출 측면에서는 약속했지만 세입 측면에서 완전히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맘다니는 선거 운동 기간 임대료 바우처 프로그램 확대를 지지했지만, 최근 재정 제약을 이유로 이 공약을 철회했다.
한국 지방정부도 복지 지출 급증 '비상'
뉴욕시의 재정위기는 한국 지방정부에도 경고등을 켜고 있다. 한국 지방정부들도 복지 지출 급증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26년 예산안은 51조 4778억 원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이 가운데 복지 분야 예산이 15조 6256억 원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서울시 사회복지 예산은 2010년 4조 4000억 원에서 2020년 12조 9000억 원으로 10년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가 기초연금·생계급여 등 복지 정책을 결정하면서도 재원 부담을 지방에 떠넘기는 '복지 떠넘기기'를 지적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서울시 사회복지 예산의 47.1%인 약 6조 원이 중앙정부 사업 집행에 사용됐다. 전문가들은 "중앙과 지방 간 재정 분담 체계를 명확히 하고, 지방세 확충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지방재정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