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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러닝, 부산에 ‘32대 로봇’ 스마트 팩토리 가동…신발 제조 200단계 ‘3분’으로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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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러닝, 부산에 ‘32대 로봇’ 스마트 팩토리 가동…신발 제조 200단계 ‘3분’으로 압축

'라이트스프레이' 공정으로 200단계 수작업을 3분 자동화로 압축
부산 거점 생산능력 30배 확대 및 미국·유럽 '니어쇼어링' 가속
'클라우드몬스터 3 하이퍼' 양산, 나이키·아디다스 아성에 도전
스위스의 혁신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이 부산에 '라이트스프레이' 공장을 가동중이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의 혁신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이 부산에 '라이트스프레이' 공장을 가동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스위스의 혁신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이 대한민국 부산에 32대의 첨단 로봇을 갖춘 자동화 공장을 전격 가동하며, '라이트스프레이(LightSpray™)' 기술을 통한 글로벌 신발 제조 공정의 디지털 전환과 공급망 혁신을 본격화한다.

로이터(Reuters)와 블룸버그(Bloomberg)가 지난 25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온 러닝은 이번 부산 공장 개설을 기점으로 제조 및 배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향후 미국과 유럽에도 로봇 공장을 추가 설립할 계획임을 공식 발표했다.

1.5km 필라멘트가 만드는 ‘이음새 없는 혁신’


부산 공장의 핵심은 32대의 정밀 로봇이다. 이 공장에서는 로봇 팔이 신발의 골(Last)을 잡고 회전시키는 동안 특수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EU) 필라멘트를 분사하여 갑피(Upper)를 완성한다.
기존의 운동화 제조 방식은 약 200단계의 복잡한 공정과 수많은 수작업 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온의 라이트스프레이 기술은 이 모든 과정을 단 3분 내외의 단일 자동화 공정으로 압축했다.

실이나 접착제 없이 단 한 번의 분사로 신발이 완성되기에 무게는 가벼워지고 내구성은 극대화된다.

온의 공동 창업자 카스파르 코페티(Caspar Coppetti)는 “기존 방식대로라면 이 정도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최소 200명의 숙련공이 필요했겠지만, 이제는 로봇이 그 자리를 대신하며 품질과 정밀도를 완벽히 통제한다”고 강조했다.

왜 부산인가? '로봇 밀도 1위' 한국의 인프라 활용


온이 차세대 로봇 공장의 거점으로 한국 부산을 낙점한 이유는 명확하다. 한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밀도와 숙련된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은 부산에서 자동화 공정을 고도화한 뒤, 이 모델을 복제하여 향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소비 시장 인근에 추가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물류 대란과 지정학적 불안, 그리고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니어쇼어링(Near-shoring, 인접국 생산)’ 전략의 일환이다.

코페티는 “미국 내 로봇 공장 설립은 관세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해법이 될 것”이라며, 제조 현장을 소비자 곁으로 옮겨 배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는 첫 번째 주력 모델은 ‘클라우드몬스터 3 하이퍼(Cloudmonster 3 Hyper)’다. 이 제품은 오는 3월 5일 북미 시장 한정 출시를 시작으로, 4월 16일 전 세계에 정식 발매될 예정이다.

라이트스프레이 기술은 이미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헬렌 오비리(Hellen Obiri) 선수가 이 신발을 신고 마라톤 메달을 획득하며 그 성능을 세계적으로 입증한 바 있다.

온의 최고혁신책임자(CIO) 스콧 매과이어는 “현재 공개된 기술은 잠재력의 3%에 불과하다”며 향후 러닝화 외 다양한 제품군으로 로봇 제조를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