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플로리다·콜로라도 건설 중단 잇따라…"전기요금·환경 파괴" 명분 앞세워
미시시피 주지사 "문명적 자살"…한국 반도체·클라우드 수출에도 불똥 튈라
미시시피 주지사 "문명적 자살"…한국 반도체·클라우드 수출에도 불똥 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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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표심 정치'가 불 지른 데이터센터 님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복수의 주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중단하거나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봉에는 일리노이주가 있다.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최근 주정부 연설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적대적 입장을 드러내며 기존 시설에 대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2028년 대선을 겨냥해 당내 진보 세력 결집을 꾀하는 정치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제 일리노이주 나파빌에서는 주민 반대로 건립 계획이 백지화됐고, 인근 오로라시도 지난해 6개월간 건설 중단 명령을 내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주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플로리다 하원 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주거지역·학교 반경 8㎞ 이내 데이터센터 신축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콜로라도주 마이크 존스턴 덴버 시장도 이번 주 "명확하고 일관된 보호 장치를 마련하겠다"며 건설 모라토리엄을 공식화했다.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지방세수를 안겨온 메릴랜드, 버지니아에서조차 건설 중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는 실정이다.
"물 사용량은 골프장의 3%"…과장된 공포
반대론의 핵심 논거는 전력 과소비와 물 부족이다. 그러나 수치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지난해 데이터센터가 소비한 물은 약 9억500만 갤런(약 34억 리터)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지역 내 골프장이 사용한 290억 갤런(약 1098억 리터)의 3.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데이터센터에서 냉각 과정에 사용된 물은 오염물질과 섞이지 않은 채 온도만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가 냉각기를 거쳐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공장 폐수처럼 물 자체가 오염되는 방식이 아니라, 물을 매개체로 열만 제거하는 구조인 셈이다.
전력문제 역시 산업계 스스로 대안을 모색 중이다.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4일 백악관을 방문해 '자체 전력 조달 및 추가 비용 부담'을 골자로 한 서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전력망 확충이 행정·기술적 관리의 영역이지 산업 자체를 차단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AI 전쟁에는 2등이 없다"…자멸론 vs 균형론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이기려면 데이터센터는 필수 인프라"라며 "미국 스스로 혁신의 엔진을 꺼버리는 것은 문명적 자살과 다름없다"고 직격했다. 아무런 규제 없이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국과 권위주의 국가들에게 황금 티켓을 공짜로 건네는 꼴이라는 논리다.
반면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 등 중도파 진영은 절충안을 제시한다. 지역 주민 고용 창출과 환경 피해 방지를 전제 조건으로 걸되, 기업이 전력 비용을 자체 조달한다면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수출 생태계로 번질 불똥은
이 갈등이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와 직결된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이 장기 지연될 경우 서버용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 업계도 미국 규제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굳어지기 전에 사업 모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치권의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규제 확산 여부에 따라 국내 데이터센터 수출 전략도 재편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이터센터 님비 현상은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의 문제가 아니다. 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인프라를 둘러싼 정치·경제·안보의 복합 방정식이다. 과학적 근거 없는 공포가 혁신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미국 내에서 정밀한 데이터에 기반한 공론화와 정교한 행정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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