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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선업 재건, 하룻밤엔 불가능”… 리옌칭 中 조선협회 부회장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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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조선업 재건, 하룻밤엔 불가능”… 리옌칭 中 조선협회 부회장의 직격탄

“미국은 상업선 시장의 선수도, 코치도 아니다”… 40년 공백과 인력 부족 지적
항만 수수료는 ‘정치적 쇼’ 비판… 중국, ‘시장 점유율’ 너머 ‘글로벌 표준’ 주도 선언
미국의 재산업화 전략이 산업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있으며, 40년 넘게 상업용 선박 건조 시장에서 사라졌던 미국이 단기간에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구글 제미니아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재산업화 전략이 산업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있으며, 40년 넘게 상업용 선박 건조 시장에서 사라졌던 미국이 단기간에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구글 제미니아3
글로벌 조선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조선업 부활’ 야망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내놓았다.

중국 국가조선산업협회(Cansi)의 리옌칭 부회장은 미국의 재산업화 전략이 산업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있으며, 40년 넘게 상업용 선박 건조 시장에서 사라졌던 미국이 단기간에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리 부회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비판하며 중국의 고품질 발전 전략을 강조했다.

◇ “자본만으론 안 된다”… 미국 조선업의 ‘잃어버린 40년’


리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조선업 재건’ 계획에 대해 “산업 경제학의 기초를 다시 공부해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조선업은 자본뿐만 아니라 숙련된 노동력과 고도의 기술 혁신이 결합되어야 하는 산업인데, 미국은 1980년대 이후 상업용 선박 건조 분야에서 완전히 퇴출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현재 현대적 상업선을 건조할 기술도, 안정적인 숙련 인력도 갖추지 못했다”며 “지난 40년간 미국 조선소들은 정부 주문에만 의존해오며 고비용, 저품질, 인도 지연이라는 구조적 병목 현상에 갇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존스 법(Jones Act)과 같은 보호무역 조치가 오히려 미국의 경쟁력을 갉아먹었다고 꼬집었다.

◇ 항만 수수료는 ‘터무니없는 정치적 조치’… 시장 영향은 미미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항만 요금을 부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리 부회장은 “터무니없는 조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조치가 일시적으로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어 한국 등으로 주문이 일부 옮겨가기도 했으나, 결국 시장은 중국의 압도적인 공급 능력을 선택하며 정상화되었다는 설명이다.

리 부회장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조사는 중국을 비방하기 위한 허위 정보로 가득 차 있다”며 “미국 해군 함정 건조 실패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업용 조선과 군함 건조는 엄연히 다른 영역임에도 미국이 이를 의도적으로 혼동하여 ‘중국 위협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점유율 경쟁 끝났다… 이제는 ‘그린 리더십’과 ‘표준화’의 시대


리 부회장은 중국 조선업이 이제 단순한 ‘추격자’가 아닌 글로벌 ‘선도자’로서 사고방식을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소폭 하락한 것에 대해서도 “중국은 이제 몇 퍼센트의 점유율 변동에 집착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고품질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탈탄소화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저탄소 선박 기술에서 ‘중국식 해결책’을 제안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통적인 조선업에 디지털 기술을 통합하여 ‘새로운 고품질 생산력’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배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국제 해사 규칙과 기준을 수립하는 과정에 적극 참여하여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 한국 조선업계에 주는 시사점: 협력과 경쟁의 복합 고차방정식


리 부회장은 한·미 조선 협력 가능성에 대해 “중국을 억압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단호히 반대한다”고 경고하면서도, 중국의 강점이 포괄적인 국가 산업 역량과 숙련된 노동력에 있음을 강조했다.

중국이 ‘중국식 해결책’과 표준화를 강조하는 만큼, 한국 조선업계는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선박과 자율운항 기술에서 압도적인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표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국제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에 손을 내미는 상황은 기회이자 위기다. 미국과는 함정 유지·보수(MRO) 및 군수 분야에서 협력하되, 상업선 시장에서는 중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면서 실리를 챙기는 영리한 통상 외교가 요구된다.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숙련 노동력’을 자랑하는 것에 대응해, 한국은 AI와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야드’ 전환을 서둘러 노동 집약적 구조에서 탈피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