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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100달러 공포 현실로... 호르무즈 봉쇄에 전 세계 에너지 동맥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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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100달러 공포 현실로... 호르무즈 봉쇄에 전 세계 에너지 동맥 끊겼다

사우디 정유시설 드론 타격과 카타르 LNG 중단... 디젤 가격 20% 폭등에 물류 대란
트럼프 5주 장기전 예고와 JP모건의 경고... 25일 이상 막히면 감산 불가피한 파국
이란 남부 호르무즈 해협과 반다르아바스 항구 일대의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남부 호르무즈 해협과 반다르아바스 항구 일대의 전경. 사진=로이터

중동의 화약고가 결국 폭발하며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이 유례없는 대혼란에 빠졌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제 유가는 4년 만에 최대폭으로 치솟았고, 글로벌 경제의 엔진이라 불리는 디젤 가격은 순식간에 폭등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전 세계 공급망의 근간을 흔드는 실존적 위기로 번지고 있다.

미 글로벌 경제 매체인 블룸버그가 3월 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동 전쟁의 여파가 실물 에너지 시장을 강타하면서 브렌트유 선물은 6% 이상 급등해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 역시 71달러 선에 육박했다. 특히 산업 전반에 쓰이는 디젤 선물 가격은 한때 20% 이상 폭등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마비와 사우디 정유 시설 피격의 충격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 이번 폭등의 결정적 원인이다. 설상가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석유 자산인 라스 타누라 정유공장이 드론 공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되면서 연료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카타르 역시 이란의 드론 공격 이후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수출 단지 가동을 멈추면서 원유뿐만 아니라 가스 시장까지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의 장기전 선포와 끝나지 않는 전쟁의 서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충돌이 최소 4주에서 5주 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필요하다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끝없는 전쟁이라는 개념을 경계하면서도 대규모 파도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란 측 역시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어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JP모건의 25일 봉쇄 경고와 유가 100달러 시나리오


금융권의 분석은 더욱 비관적이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25일 이상 지속될 경우 산유국들의 저장 용량이 한계에 도달해 강제적인 감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는 유조선 흐름이 빠르게 복구되지 않는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해상 보험 시장은 위험 프리미엄을 산정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운송비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중앙은행들의 딜레마


에너지 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진정세를 보이던 전 세계 물가 지수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이는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미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결정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항공, 물류, 제조 등 에너지 민감 산업군에는 이미 비상이 걸렸으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을 검토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