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 단행
공모가 100루피아 → 현재가 5루피아… BEBS 상장 3년 만에 '동전주' 추락
UOB·KGI 선례대로라면 1년 영업정지·수십억 루피아 벌금 현실화 우려
공모가 100루피아 → 현재가 5루피아… BEBS 상장 3년 만에 '동전주' 추락
UOB·KGI 선례대로라면 1년 영업정지·수십억 루피아 벌금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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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압수수색 단행… OJK,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정밀 조사
블룸버그 테크노즈(Bloomberg Technoz)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이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정밀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OJK가 외국계 증권사 사무실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선 이례적 사례로, 인도네시아 금융권에 상당한 충격파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사의 출발점은 지난 2021년 상장한 건설 자재 업체 '베르카 베톤 사다야(BEBS)'의 IPO 과정이다. OJK는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허위 매매(Wash Sale)와 차명 계좌(Nominee Account) 활용, 내부자 거래 등에 가담하거나 이를 방치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IPO 공모가 100루피아, 3년 만에 '동전주' 5루피아로 추락
2021년 3월 10일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증시에 입성한 BEBS는 당시 주당 100루피아(약 8.7원)에 공모를 마쳤다. 그러나 상장 이후 비정상적 거래가 반복되면서 주가는 폭락을 거듭했고, 현재는 주당 5루피아(약 0.4원)에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공모가 대비 95% 증발한 셈이다. 시가총액 역시 2250억 루피아(약 197억 원) 수준으로 급격한 하방 압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패턴이 단순한 주가 부진이 아닌, 상장 직후부터 조직적으로 설계된 시세 조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OJK "IPO 배정 비리가 시장 교란의 뿌리"… 선례 보면 중징계 불가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은 이번 사태를 시장 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중대 범죄로 규정했다. 이나르노 자자디 당시 OJK 자본시장 감독 책임자는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BEI) 기자회견에서 "자본시장 가격 조작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IPO 주식 배정 과정의 불투명성"이라며 "수요를 무시한 부당 배정이 반복적으로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또 증권사의 고객 확인 절차(CDD) 소홀과 허위 정보 활용을 엄중하게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OJK는 앞서 유사 혐의가 적발된 UOB 케이히안 증권에 2억 5000만 루피아(약 2195만 원)의 벌금과 1년간의 IPO 주관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KGI 증권 역시 인도 퓨레코 프라타마(IPPE) 상장 비리로 34억 루피아(약 2억 9800만 원)의 벌금과 함께 동일한 1년 영업정지 징계를 받은 전례가 있다.
BEI "처분 권한은 OJK에"… 현지 금융권 '촉각'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BEI) 이반 수산디 이사는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재 여부와 수위는 전적으로 OJK의 권한 사안"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자카르타 금융권에서는 "인도네시아 당국이 이른바 '작전주'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시점에, 현지 시장 상위권 증권사인 한국계 대형사가 수사 선상에 오른 것 자체가 시장에 던지는 파장이 크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현지 영업 환경이 단기간에 급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권에 던지는 경고… '동남아 IB 전략' 재점검 필요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해온 만큼, 실제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 타격뿐만 아니라 투자은행(IB) 부문 전반에 걸쳐 중장기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단순히 미래에셋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주목한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신흥 자본시장은 최근 수년간 한국 증권사들의 IB 확장 전략의 핵심 무대였다. OJK가 외국계 금융사에 대한 규제 감시망을 한층 조이는 상황에서, 현지 법인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OJK의 수사 결과와 제재 수위가 어느 방향으로 결론지어지든, 동남아 자본시장을 무대로 한 한국 금융기관의 해외 영업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비를 촉구하는 신호로 읽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