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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0도, 총구가 얼어붙는다”...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집착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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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50도, 총구가 얼어붙는다”...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집착한 진짜 이유

옆으로 붙이는 전쟁은 끝났다, 북극점 장악 위해 알래스카 혹한 속으로 뛰어든 미 11공수사단
연료는 젤리가 되고 배터리는 5분 만에 방전... 러시아·중국 견제할 ‘신냉전 전장’의 민낯
미국의 골든돔 프로젝의 핵심 중 하나인 차세대요격기(NGI) 미사일이 알래스카의 지하사일로에 설치되는 모습을 그린 콘셉트.사진=록히드마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골든돔 프로젝의 핵심 중 하나인 차세대요격기(NGI) 미사일이 알래스카의 지하사일로에 설치되는 모습을 그린 콘셉트.사진=록히드마틴

지구상에서 가장 가혹한 환경 중 하나인 북극권에서 미군이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하며 새로운 냉전의 전장으로 부상한 극지방 선점에 나섰다. 과거에는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임무로 여겨졌던 북극권 작전 능력이 이제는 미 국방부의 핵심 우선순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알래스카의 인적 드문 사격장에서 미 육군 제11공수사단 병사들은 연료가 얼어붙고 장비가 작동을 멈추며 배터리가 순식간에 방전되는 극한의 추위 속에서 사격과 통신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미 글로벌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가 3월 7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 작전 직전 알래스카 유콘 훈련장에서는 미 육군 11공수사단이 혹한기 전투 능력을 점검했다. 수천 마일 떨어진 그린란드가 지정학적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워싱턴의 시선은 북극권 경쟁에 날카롭게 고정되었다. 그린란드는 미사일 경보 및 우주 감시 시스템을 포함한 주요 군사 인프라를 보유한 전략적 요충지로, 대서양과 북극 항로를 잇는 핵심 지점이다.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와 트럼프의 집요한 관심


워싱턴 내에서 그린란드를 둘러싼 논쟁은 매우 날카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와 유럽 사이에 위치한 이 거대한 섬의 통제가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과거 그린란드 매입이나 군사적 점유와 같은 극단적인 아이디어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러한 수사적 표현이 잦아든 뒤에도 미국과 동맹국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힘든 환경에서 러시아의 활동과 중국의 커지는 야욕을 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었다.

11공수사단의 부활과 혹한 속의 전투 실험


지난 2022년 미 육군 유일의 북극 대응 전문 사단으로 재활성화된 11공수사단은 최근 에일슨 공군기지 훈련장에서 가상 적군을 추적하고 격퇴하는 시범을 보였다. 리사 머코스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은 현장을 방문해 북극권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직접적이었던 적은 없으며, 이는 그린란드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을 포함한 군 수뇌부는 궤도형 전천후 차량인 CATV를 타고 눈보라 속으로 들어가 2미터 넘게 쌓인 눈 속에서 드론을 띄우고 난로로 가열된 텐트에서 숙영하는 병사들의 훈련을 참관했다.

영하 46도가 드러내는 장비의 민낯과 기술적 도전


알래스카의 예측 불가능한 겨울과 영하 46도까지 떨어지는 기온은 장비의 결함을 가차 없이 드러낸다. 항공유는 영하 47도에서 얼기 시작하고, 일반적인 바퀴 달린 차량은 멈춰 서며, 드론 배터리는 몇 분 만에 바닥난다. 이번 훈련에서는 드론, 고급 배터리, 이동식 주방, 터치스크린 가열 장치 등 40여 가지의 새로운 기술이 테스트되었다. 특히 대당 약 100만 달러에 달하는 CATV는 눈 덮인 숲을 가로지르며 이동식 지휘소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장비로 평가받았다.

열 감지 센서와의 숨바꼭질과 물류의 한계


현대전의 센서들은 열을 감지하기 때문에 혹한기 속 따뜻한 인체나 텐트는 적에게 쉽게 노출된다. 훈련 도중 적군 역할을 맡은 부대의 드론은 은폐된 CATV 위에 설치된 스타실드 위성 통신 링크의 열 신호를 포착해 내기도 했다. 또한, 극심한 적설량은 물류 계획을 무용지물로 만든다. 텐트를 치기 전에 불도저로 눈을 치워야 하고, 장갑을 낀 채 설상화를 신는 것조차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미군은 이러한 극한의 전장에서 숙련되지 않은 부대가 멈춰 설 때 기동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