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EU 공식 싱크탱크 “中 경제 취약해졌다… 보복 두려워 말고 ‘시장’ 무기화하라”

글로벌이코노믹

EU 공식 싱크탱크 “中 경제 취약해졌다… 보복 두려워 말고 ‘시장’ 무기화하라”

“유럽은 中의 마지막 개방된 선진 시장… 협상 요충지 활용해 제조업 붕괴 막아야”
中 성장률 2.5% 미만 하락 전망 속 ‘기술 병목 지점’ 보존 및 반강압 조치 개편 촉구
유럽연합(EU)이 중국의 경제적 약점을 이용해 거대 시장을 전략적 무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공식 권고가 나왔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이 중국의 경제적 약점을 이용해 거대 시장을 전략적 무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공식 권고가 나왔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
유럽연합(EU)이 중국의 경제적 약점을 이용해 거대 시장을 전략적 무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공식 권고가 나왔다.

중국이 부동산 위기와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둔화에 직면한 지금이 유럽 제조업의 붕괴를 막고 대중국 협상력을 높일 최적의 시기라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각) EU 공식 싱크탱크인 유럽연합안보연구소(EUISS)는 새 보고서를 통해 "유럽은 중국 경제력을 과대평가해 보복을 두려워해 왔다"고 지적하며, 보다 단호한 ‘경제적 반격’을 촉구했다.

◇ "중국은 유럽 시장이 절실하다"… 역전된 갑을 관계


보고서의 핵심 논거는 중국이 필수 기술을 구매하고 첨단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마지막 대규모 개방 시장’이 바로 유럽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입 장벽을 급격히 높이는 상황에서, 중국은 유럽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EUISS는 중국이 발표한 2025년 5% 성장률이 실제로는 훨씬 낮다고 추정했다. 2035년경에는 중국의 성장률이 미국과 비슷한 2.5% 미만으로 떨어지고, 이후에는 1%대까지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중국 관리들이 자신들의 취약점을 잘 알고 있지만, 유럽이 보복을 두려워해 결코 시장을 무기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무대응의 비용이 보복의 타격보다 크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Alicia Garcia-Herrero) 박사는 "우리는 중국이 처한 혼란을 완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유럽의 탈산업화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중국이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유럽산 핵심 부품과 기술(41개 제품군 확인)을 '협상 요충지'로 관리해야 한다.

현재 회원국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발동 가능한 보복 조치를, 집행위원회가 제안할 경우 '제한하기 위해 다수의 반대가 필요한 방식'으로 뒤집어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이 러시아로의 이중 용도 상품(군사용 전용 가능 물자) 우회 수출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중국으로의 관련 상품 수출을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등의 실질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

중국이 유럽 생산 라인에 타격을 주는 희토류 수출 허가 지연을 지속할 경우,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발동해야 한다.

◇ 독일의 신중론과 유럽의 분열이 변수


이러한 강경 기류에도 불구하고 유럽 내부의 정치적 합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달 독일 총리 후보인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방중 사례에서 보듯,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장기적 위험 완화보다는 단기적인 경제 안정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르시아-에레로 박사는 "메르츠와 같은 지도자들은 여전히 중국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정치권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 한국 경제와 대중국 무역 전략에 주는 시사점


EU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중대한 나침반이 된다.

한국 역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과 시장 경쟁력을 협상의 지렛대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유럽이 도입하려는 반강압 조치나 공급망 다변화 정책은 한국의 전략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한-EU 간의 '경제 안보 동맹'을 강화해 공동의 대응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중국의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 시대에 맞춰, 수출 시장을 인도, 동남아, 유럽 등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