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EU, 美 무역합의 비준 지연…트럼프 “더 높은 관세” 경고

글로벌이코노믹

EU, 美 무역합의 비준 지연…트럼프 “더 높은 관세” 경고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 본부.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 비준을 미루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이하 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7월 미국과 기본 합의를 도출했지만 아직 최종 비준을 마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방대법원이 기존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자 새로운 법적 권한을 활용해 관세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EU와의 합의에 따라 대부분의 유럽산 제품에 15% 관세를 유지하는 대신 EU가 상당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150일간 전 품목에 10%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고 이후 이를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 결과 EU는 딜레마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에 맞서 합의 비준을 더 늦출지, 아니면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서둘러 절차를 마무리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4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대서양 무역 문제도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유럽의회는 합의 비준 권한을 갖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합의 이후 조속한 비준을 촉구해왔지만 유럽의회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확대와 그린란드 관련 발언 등을 이유로 표결을 여러 차례 연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대표부(USTR)가 301조 조사 권한을 활용해 새로운 관세 부과 근거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지난 1년간 성공적으로 시행한 정책을 150일간 이어가면서 다른 조사 절차를 통해 적절한 관세율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EU가 합의를 비준하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게임을 하려는 국가에는 다른 무역법에 따라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주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에서 “양측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구실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3월 내 비준을 마무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U 회원국들은 최근 일부 품목에서 15% 상한을 넘어서는 관세가 적용되는 새 체계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유지하는 데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50%까지 인상된 점은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EU가 비준을 더 지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EU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과 금융시장에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