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의 긴장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미국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두 핵심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을 둘러싼 혼선이 커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최근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엇갈린 물가 신호…CPI 2.4% vs PCE 2.9%
WSJ에 따르면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로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다시 불확실해졌다. 그러나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두 핵심 지표는 서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 연방준비제도가 더 중시하는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PCE 상승률은 2.9%였고 경제학자들은 지난 1월 수치 역시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수치는 14일 발표될 예정이다.
PCE 물가지수는 개인이 실제로 지불한 비용뿐 아니라 보험이나 정부가 대신 부담한 의료비 등 소비 전반을 반영한다. 반면 CPI는 가계가 직접 지불한 가격을 중심으로 계산된다. 이 때문에 두 지표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
역사적으로는 PCE 상승률이 CPI보다 보통 몇십분의 1퍼센트포인트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히려 PCE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전망대로라면 두 지표 간 격차는 약 0.5%포인트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가장 큰 수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 금리 전망 갈림길…연준 선택 더 어려워질 수도
이같은 괴리는 미국 기준금리 전망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PCE 상승률이 CPI 수준으로 내려온다면 미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 쉬워질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CPI 상승률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PCE 수준에 가까워질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실업률이 상승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유지된다면 통화정책 선택지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너지 가격은 CPI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앞으로 CPI 상승률이 PCE에 가까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다. 향후 1년간 CPI 상승률을 반영하는 인플레이션 스와프는 지난주 약 2.9%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말 약 2.3% 수준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와 많은 경제학자들은 두 항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 그러나 근원 물가 전망에서도 CPI와 PCE 간 차이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 주거비·의료비 비중 차이가 만든 격차
CPI와 PCE 간 차이가 커진 주요 원인으로는 지표 계산 방식의 차이가 꼽힌다.
CPI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에 달할 정도로 크다. 반면 PCE는 의료비 등 정부와 보험이 부담하는 소비를 더 많이 반영하면서 주거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 투자회사 니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스티븐 더글러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에서는 주거비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되는 반면 의료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세 영향이 줄고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된다면 CPI가 보여주는 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흐름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선물시장에서는 올해 후반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 비용 상승과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PCE 상승률이 오히려 더 정확한 인플레이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학자 필 서틀은 제조업체들이 여전히 상승하는 생산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약 3% 수준 근처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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