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원유 공급이 흔들리면서 세계 각국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갤런당 3.49달러(약 507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최근 약 3달러(약 4360원) 수준이던 가격에서 크게 오른 것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폭이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배럴당 110달러(약 15만9700원)를 넘어섰다가 뉴욕 장중에는 약 100달러(약 14만5200원) 수준으로 일부 하락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통행이 어려운 상태에 놓이면서 공급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단기적인 유가 상승은 “세계 평화를 위한 작은 대가”라며 이란 핵 위협이 제거되면 유가는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컨설팅회사 우드맥킨지의 정유 전문가 앨런 겔더는 정제 제품만 부족했다면 다른 정유소들이 생산을 늘려 대응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 문제는 하루 1200만~1400만배럴의 원유 공급이 사라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봉쇄로 이동이 급감했던 2020년 세계 원유 수요 감소 규모인 하루 약 1000만배럴보다 큰 수준이다. 겔더는 시장 균형을 맞추려면 상당한 가격 상승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에서도 연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자동차 단체들은 분쟁 이후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37.5펜스(약 2680원)로 5펜스 상승했고 경유 가격은 151펜스(약 2950원)로 9펜스 올랐다고 밝혔다.
영국자동차협회 회장 에드먼드 킹은 운전자들에게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연료를 절약하는 운전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자동차서비스협회 정책 책임자 사이먼 윌리엄스도 급가속과 급제동을 피하는 효율적 운전을 권고했다.
이 같은 조언은 1973년 아랍 산유국의 석유 금수 조치로 발생한 1차 오일쇼크 당시 영국 정부가 운전자들에게 속도 제한과 연료 절약을 요구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는 전했다.
중국도 연료 가격을 인상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휘발유 가격 상한을 톤당 695위안(약 14만원) 올리고 경유 가격 상한을 톤당 670위안(약 13만5000원) 인상했다.
한국과 태국 정부는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판매 가격 상한을 두는 조치를 취했다. 인도에서는 국영 정유회사들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 가격 인상을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다.
한편, 요리용 연료로 널리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상승했다. 인도 델리에서는 14.2kg LPG 실린더 가격이 약 913루피(약 1만6100원)로 약 7% 상승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