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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바이오테크에 쏠린 ‘대륙의 손’… 中 자금 유입 속 외국인 ‘신중론’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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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바이오테크에 쏠린 ‘대륙의 손’… 中 자금 유입 속 외국인 ‘신중론’ 팽팽

스톡커넥트 개편으로 본토 자금 헬스케어 13개사 집중 매수… 인실리코 58% 급등
中 정부, 바이오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첫 명명… 글로벌 펀드는 선별적 투자 유지
중국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국가적 ‘기둥 산업’으로 격상시킨 가운데 본토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옥석 가리기’를 통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국가적 ‘기둥 산업’으로 격상시킨 가운데 본토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옥석 가리기’를 통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테크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와 홍콩 증시를 잇는 '스톡커넥트(Stock Connect)'의 거래 목록 재조정으로 본토 자금의 접근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1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바이오 산업을 국가적 ‘기둥 산업’으로 격상시킨 가운데 본토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옥석 가리기’를 통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남향 자금의 ‘바이오 쇼핑’… 스톡커넥트 개편이 촉매제


지난 9일부터 시행된 스톡커넥트 남향 거래(본토인의 홍콩 주식 매수) 목록 재조정으로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 쉬안주 바이오제약(Xuanzhu Biopharmaceutical) 등 최소 13개의 헬스케어 기업이 신규 매수 가능 종목에 포함됐다.

특히 AI 기반 신약 개발사로 주목받는 인실리코 메디슨은 최근 잇따른 기술 수출(아웃라이선싱) 계약 소식에 힘입어 지난 9일 하루에만 58% 이상 폭등하며 59.45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가맹증권(홍콩)의 조나 첸 의료 연구 책임자는 "본토 투자자들이 최근 의료 섹터 랠리의 핵심 동력"이라며 "이들은 유통 주식 수가 적어 가격 변동성이 큰 소형주와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 소식이 있는 종목에 열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항셍 지수가 3.53% 하락하는 부진 속에서도 항셍 헬스케어 지수는 0.2% 상승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의 ‘바이오 굴기’ 공식화… 신흥 기둥 산업 등극


이러한 투자 열풍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3월 5일 발표된 정부 업무 보고서에서 생의학(Biomedicine)은 사상 처음으로 집적회로(반도체), 항공우주와 함께 ‘신흥 기둥 산업’으로 명시됐다.

이는 바이오를 국가 경제를 떠받칠 핵심 축으로 키우겠다는 베이징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는 전국적인 바이오 제조 생태계 확장을 위해 43개 기업과 연구기관을 파일럿 제조 플랫폼으로 선정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기술 수출 성과도 고무적이다. 최근 사이노 바이오제약(Sino Biopharmaceutical)이 프랑스 사노피와 체결한 최대 15억 3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은 중국산 신약 후보 물질의 경쟁력이 국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외국 자본의 신중한 행보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하지만 블랙록(BlackRock)이나 싱가포르 국부펀드(GIC)와 같은 글로벌 큰손들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이들은 시장 전체를 사들이기보다는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나 장쑤성 헝루이 제약처럼 확실한 파이프라인과 혁신적인 약물 설계 능력을 갖춘 대형주 위주로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 펀드는 여전히 중국 비중을 낮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임상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바이오 굴기는 한국 바이오 산업에 강력한 도전이자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이 신흥국 및 유럽 시장으로 기술 수출을 확대함에 따라, 비슷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진 한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글로벌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증시의 바이오 섹터가 활성화되면 글로벌 자금이 한국의 K-바이오 대신 저평가된 중국 바이오 주식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

반면, AI 신약 개발 등 중국이 앞서가는 분야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중국의 혁신 플랫폼을 활용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실리 추구가 필요하다.

한국 경제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서 임상 데이터의 투명성과 고난도 바이오 의약품 생산 기술(CDMO) 부문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