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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만 믿니?”... 북한 끌어안기 나선 중국의 조용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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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만 믿니?”... 북한 끌어안기 나선 중국의 조용한 반격

김정은의 ‘러시아 밀착’에 불안해진 베이징... 6년 만에 최대 무역액으로 북한 흔들기
철도 재개하고 인프라 깔고...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 시작한 평양의 선택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해 9월 3일(현지 시각)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해 9월 3일(현지 시각)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북한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가 깊어지면서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와의 군사 및 경제 협력에 속도를 내자, 그동안 북한의 유일한 뒷배를 자처해온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다시 강화하기 위해 경제적 유인책을 내놓으며 북한을 자신의 영향권 안으로 다시 끌어당기려는 모양새다.

파키스탄의 영문 일간지 더익스프레스트리뷴이 3월 1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북한과 중국 사이의 무역 규모는 23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6년 사이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닫혔던 국경이 완전히 열렸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중국이 북한 경제의 생명줄을 다시 틀어쥐며 러시아로 쏠린 북한의 시선을 분산시키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철길 열고 다리 놓고... 경제로 다시 묶이는 북중 관계

중국은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서 인프라 현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단되었던 철도 운송이 본격적으로 재개되었고, 국경 지대의 물류 시설 확충을 통해 북한에 필요한 물자를 대거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밀착은 단순히 상업적 거래를 넘어선다.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와 기술 협력을 약속하며 다가갔다면, 중국은 북한 체제의 실질적인 존립을 가능케 하는 식량과 에너지를 매개로 영향력을 재구축하고 있다.

베이징의 속내... 북핵 압박보다 '자기 편' 만들기가 우선


전문가들은 최근 베이징이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내놓는 메시지가 과거보다 눈에 띄게 완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대열에서 거리를 두며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는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이라는 전략적 자산을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지다.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중국의 통제권 아래 두려는 고도의 외교 전술이다.

평양의 고심... 중국과 러시아 사이 ‘최적의 균형점’ 찾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무기 기술을 얻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는 동시에, 중국으로부터는 경제적 지원을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평양은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기보다 두 강대국 사이에서 실리를 극대화하는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라는 새로운 카드를 활용해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고도의 줄타기 외교다.

다시 시작된 영향력 전쟁... 동북아 판도 바꿀 변수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배력을 다시 공고히 하려는 시도는 동북아 안보 지형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중 무역의 급증과 경제 협력 확대는 중국이 북한의 최대 후원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과정이다.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몸값을 높이려는 북한과, 그 북한을 놓치지 않으려는 중국의 외교적 수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과 협력의 구도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