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로 1,500만 배럴 고립… GCC, 수출 중단 카드로 미·이스라엘 압박 검토
5조 달러 국부펀드로 ‘버티기’ 가능… 실행 시 글로벌 경제 초토화 및 세력 균형 재편
5조 달러 국부펀드로 ‘버티기’ 가능… 실행 시 글로벌 경제 초토화 및 세력 균형 재편
이미지 확대보기이는 전 세계 석유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걸프 지역의 모든 석유와 가스 수출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공급을 의도적으로 중단하는 초강수다.
17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은 이러한 조치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재고하게 만들 강력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죽어버린 호르무즈 해협… GCC의 막대한 경제적 손실
최근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적 기능은 사실상 마비되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5회에 달하던 통과 횟수는 현재 0회에 가깝다.
GCC 국가들이 매일 생산하는 약 1,480만 배럴의 원유가 수출로를 찾지 못한 채 고립되었다. 이로 인한 하루 수출 수익 손실은 약 12억 달러에 달하며, 분쟁 시작 이후 누적 손실액은 이미 150억 달러(약 22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 아람코의 라스 타누라 정유소와 카타르의 라스 라판 LNG 단지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GCC 국가들은 국제법적으로 수출 중단을 선언할 명확한 근거를 확보한 상태다.
◇ ‘에너지 엠바고’ 재현되나… 미국·이스라엘 향한 경고장
걸프 산유국들이 수출 전면 중단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는 이유는 현재 미·이스라엘 연합군이 전쟁을 멈출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막대한 전쟁 자금을 지원받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승리를 장담하며 협상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전 세계 공급량의 20%가 순식간에 사라지면 글로벌 경제는 즉각적인 대공황 수준의 충격에 빠지게 된다.
◇ 5조 달러의 방패… ‘치킨 게임’ 승산은 산유국에?
GCC 국가들이 이러한 도박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SWF)가 있다.
GCC 국부펀드의 총자산은 약 5조 달러(약 6,700조 원)로, 전 세계 국부펀드 자산의 40%를 차지한다. 사우디의 PIF(1.15조 달러), 아부다비의 ADIA(1.1조 달러), 쿠웨이트의 KIA(1조 달러) 등은 단기적인 수출 중단에 따른 재정난을 충분히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급등하고 있지만, 호르무즈가 막혀 석유를 물리적으로 팔 수 없는 상황에서는 산유국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이들은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선택을 할 수 있다.
◇ 한국 에너지 시장에 주는 시사점
걸프 산유국들이 실제로 '핵 옵션'을 가동할 경우, 한국 경제는 건국 이래 최대의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원유 도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에 수출 중단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물리적 공급 단절’을 의미한다. 전 산업 분야의 가동 중단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 매뉴얼 가동이 시급하다.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보유한 비축유가 실제 며칠간 버틸 수 있는지 재점검하고, 중동 외 지역(미국, 북해 등)으로부터의 조기 도입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 필요가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국들의 목소리를 모아 중동의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국제적 공조에 적극 참여해야 하며, 동시에 LNG 및 원자력 등 대체 전원의 가동률을 극대화할 준비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