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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극초음속 활공탄·사거리 1000km 미사일 동시 실전배치…'반격능력'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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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극초음속 활공탄·사거리 1000km 미사일 동시 실전배치…'반격능력' 시대 열다

후지·겐군 주둔지에 3월 31일 배치…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겐군 기지 기준 北 대부분·中 동해안 사정권…토마호크 등 8종 장거리 미사일 추가 확보 추진
2025년 호주에서 실시된 '탈리스만 세이버' 훈련 중 일본 육상자위대가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일본은 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기존보다 5배 늘린 개량형을 3월 말부터 규슈 지역에 실전 배치하며 본격적인 '반격 능력' 운용에 들어간다. 사진=호주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호주에서 실시된 '탈리스만 세이버' 훈련 중 일본 육상자위대가 12식 지대함 유도탄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일본은 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기존보다 5배 늘린 개량형을 3월 말부터 규슈 지역에 실전 배치하며 본격적인 '반격 능력' 운용에 들어간다. 사진=호주 국방부


일본이 사거리 1000km급 개량형 지대함 미사일과 극초음속 활공탄(HVGP)을 오는 31일 동시에 실전 배치한다고 인도-퍼시픽 디펜스 포럼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022년 12월 '반격능력(counterstrike capability)' 개념을 도입한 지 약 3년 3개월 만에 자국 개발 장거리 타격 전력의 실전 운용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 배치는 당초 계획보다 약 1년 앞당겨진 것으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대한 일본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극초음속 활공탄·개량형 12식, 동시 실전배치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지상발사형 극초음속 활공탄(HVGP)은 오는 31일 시즈오카현 후지 주둔지(Camp Fuji)에 배치된다. HVGP는 시속 6000km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궤적을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통상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극히 어렵다. 이 무기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남서제도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방위성은 2026 회계연도에 홋카이도 가미후라노 주둔지와 미야자키현 에비노 주둔지로 HVGP 배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거리 약 2000km에 달하는 개량형도 개발 중이어서, 향후 일본 열도 전역에서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체제가 갖춰질 전망이다.

같은 날 구마모토현 겐군 주둔지(Camp Kengun)에는 개량형 12식(Type 12) 지대함 미사일이 최초로 실전 배치된다. 기존 12식의 사거리가 약 200km였던 데 비해, 개량형은 약 1000km로 5배 늘어났다. 원래 적 함정 타격용으로 개발됐지만, 개량형은 미사일 발사시설 등 지상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도록 능력이 확장됐다.

겐군 기지서 북한 대부분·중국 동해안 사정권


개량형 12식의 사거리 1000km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전략적 함의를 갖는다. 겐군 주둔지를 기점으로 할 경우, 동아시아 상당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여기에는 북한의 대부분 지역과 중국 동해안 일부가 포함된다. 이는 일본 지상자위대가 적의 미사일 발사 기지 등 군사 인프라를 적의 무기 사거리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전후(戰後) 일본이 견지해온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의 실질적 변화를 상징한다. 2022년 12월 개정된 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의 3대 안보문서에서 일본은 '반격능력' 보유를 공식화했다. 적국이 일본을 공격할 경우 적의 미사일 발사 거점이나 군사 목표물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번 배치는 그 구상이 실체화되는 첫 번째 단계다.

北 핵·미사일 고도화, 中 군사 팽창이 촉발


배치 가속화의 배경에는 급변하는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있다. 북한은 불법적인 핵무기·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으며, 중국은 군사력을 급속히 확장하면서 동중국해와 서태평양에서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실효 지배하는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중국의 활동이 격화되고 있어, 남서제도 방어는 일본 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방위성은 이러한 안보 도전의 심각성을 근거로 배치 일정을 약 1년 앞당겼다. 억지력 강화의 시급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 확보 로드맵.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 확보 로드맵.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


토마호크 도입 등 8종 장거리 미사일 확보 추진


HVGP와 개량형 12식은 일본이 구축 중인 장거리 타격 체계의 시작점에 불과하다. 일본은 총 8종의 장거리 미사일을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미국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포함되며, 해상자위대는 개수(改修)된 이지스 구축함에 토마호크를 탑재해 운용할 예정이다.

지상·해상·항공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장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한 전력을 갖춤으로써, 일본은 잠재적 적국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 핵심 군사 목표를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다층적 억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반도 안보에의 시사점


일본의 반격능력 실전화는 한반도 안보와도 직결된다. 겐군 기지에서 발사되는 개량형 12식의 사정권에 북한 대부분 지역이 포함되는 만큼, 이는 대북 억지력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일본의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는 동북아 군비경쟁의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