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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억 년 전 '화성 삼각주' 기원 풀렸다… 인류 첫 외계 생명체 '지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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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억 년 전 '화성 삼각주' 기원 풀렸다… 인류 첫 외계 생명체 '지표' 확보

나사 퍼서비어런스, 지하 35m 퇴적층 레이더 탐사 성공… 고대 습윤 환경 입증
국내 학계 "바이오시그니처 보존 최적지 확인, 시료 귀환 임무의 핵심 전환점“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지표 투과 레이더를 동원해 제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지하 35m 지점에서 약 42억 년 전 형성된 고대 강 삼각주의 퇴적층을 발견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지표 투과 레이더를 동원해 제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지하 35m 지점에서 약 42억 년 전 형성된 고대 강 삼각주의 퇴적층을 발견했다. 사진=연합뉴스


인류의 화성 거주 꿈이 단순한 상상을 넘어 과학적 실체에 바짝 다가섰다. 수십억 년 전 화성 표면을 누볐던 고대 강줄기가 남긴 '삼각주'의 뿌리가 사상 처음으로 지하 깊숙한 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지표 투과 레이더를 동원해 제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지하 35m 지점에서 약 42억 년 전 형성된 고대 강 삼각주의 퇴적층을 발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발견은 화성이 지구와 유사하게 초기 형성 단계부터 풍부한 액체 상태의 물을 보유했음을 증명하는 가장 오래된 지질학적 증거로 평가받는다.

'림팩스' 레이더의 쾌거… 지하 35m에 잠든 '시간의 기록’


이번 연구는 단순한 표면 관찰을 넘어 화성의 '속살'을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퍼서비어런스 과학팀 소속 에밀리 카다렐리(Emily Cardarelli) UCLA 행성 과학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실렸다.

로버 퍼서비어런스는 제제로 크레이터 내부의 험난한 지형을 6.1km가량 이동하며 정밀 조사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지표 투과 레이더 장비인 '림팩스(RIMFAX)'를 활용해 지하 최대 115피트(약 35m) 깊이까지 3차원 지도로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하에는 과거 강물이 호수로 유입되며 형성된 전형적인 삼각주 구조인 층상 퇴적물과 침식 지형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이 퇴적층의 형성 시기는 화성 탄생 직후인 약 37억 년에서 42억 년 전으로 추정되어, 화성 초기 환경의 비밀을 풀 핵심 열쇠로 지목된다.

기존에 알려진 '서쪽 삼각주(Western Delta, 35억~37억 년 전)'보다 최대 5억 년 이상 앞선 이 지형은 화성이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따뜻하고 습한 기후를 유지했음을 시사한다.

생명체 흔적 '바이오시그니처'의 보물창고

지구의 삼각주가 미생물 생태계의 보고이듯, 화성의 지하 삼각주 역시 과거 생명체의 화학적 흔적인 '바이오시그니처(Biosignature)'를 보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지층은 퇴적물이 켜켜이 쌓여 외부 방사선으로부터 유기물을 보호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UCLA의 데이비드 페이지(David Paige) 교수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 및 관련 보고서를 통해 "지표 투과 레이더(RIMFAX)가 퇴적물의 기원을 규명할 만큼 정교한 데이터를 제공했다"며 "이는 행성 지질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도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의 '주룽' 로버가 화성 북부 평원에서 고대 해안선의 증거를 찾은 데 이어, 나사의 이번 발표는 화성이 과거 '물의 행성'이었음을 입증하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춘 셈이다.

"시료 귀환 임무(MSR)의 정당성 확보"… 향후 전망


국내 항공우주 학계 및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발견이 향후 진행될 '화성 시료 귀환 임무(Mars Sample Return)'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재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학계에서는 이번 발견을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고 과학적 엄밀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비생물적 공정의 배제'다. 지난해 퍼서비어런스가 발견한 유기물 시료가 반드시 생명체 활동에 의한 결과물인지, 아니면 단순한 무기 화합물의 화학 반응으로 생성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지하 깊은 곳에 묻힌 시료를 오염 없이 채취해 지구로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는 복합 탐사선 기술과 정밀 회수 시스템 확보가 향후 임무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국내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과거 물의 존재 유무를 따지던 단계를 넘어 이제는 '어느 지층에 생명체 흔적이 가장 잘 보전되었는가'를 가리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삼각주 발견은 화성이 한때 생명체를 품었던 '제2의 지구'였을지 모른다는 가설을 확신으로 바꿔놓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