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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술주 9주 만에 하락 반전… 좋은 경제가 증시에 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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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술주 9주 만에 하락 반전… 좋은 경제가 증시에 독이 됐다

고용 증가에 금리 인상 공포… 기술주 급락 전환
미국 5월 고용 폭발에 연준 12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 71.8%로 급등
엔비디아·알파벳 등 AI 주도주 직격탄… '이 지표' 발표가 운명 가른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지난 5일(현지시각) 하루 만에 4.18% 급락하며 한 주간의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이번 하락은 지난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며 시장의 경계 심리를 키웠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지난 5일(현지시각) 하루 만에 4.18% 급락하며 한 주간의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이번 하락은 지난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며 시장의 경계 심리를 키웠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지난 5(현지시각) 하루 만에 4.18% 급락하며 한 주간의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이번 하락은 지난 2025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으며 시장의 경계 심리를 키웠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며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 및 대형 테크 기업들이 매도 폭탄을 맞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0.26% 폭락하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3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때문이다. 고용 호조라는 경제의 좋은 소식이 증시에는 오히려 독이 되는 '배드 이즈 굿(Bad is Good)' 국면이 재현됐다.

고용 시장 과열에 발목 잡힌 연준… 금리 인상 전망치 급등

배런스(Barrons)의 지난 5일 보도에 따르면 5월 비농업 일자리는 한 달 전보다 172000명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의 약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여기에 지난 3월과 4월 고용 지표도 기존 발표치보다 총 93000명 상향 조정됐다. 최근 인하 사이클을 거쳐 현재 연 3.50%~3.75% 수준까지 내려온 기준금리의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실물 경제에 반영되며 고용 시장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고용 통계 발표 직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12월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레벨에서 최소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71.8%로 반영했다. 통화 긴축 우려가 커지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주식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인 연 4.50%를 넘어섰다.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자산 가격의 기준 할인율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식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한다.

반면 자산 시장의 유동성 위축 우려로 금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며 안전자산 수요도 둔화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번 고용 쇼크가 미국 거시경제의 본질적 체력 강화를 반영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규모 자본 조달과 기업공개가 유동성 흡수… 기술주 멀티플 압박


기술주 자체의 수급 부담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시장에서 850억 달러(132조 원) 규모의 대규모 유동성을 조달한 데 이어, 오는 511일 공모가 확정을 앞둔 스페이스X가 역대급 기업가치 평가를 바탕으로 한 대형 기업공개(IPO)를 예고하면서 시장의 자금을 급격히 흡수하고 있다. 엔트로픽과 오픈AI 등 인공지능 대표 기업들의 상장 준비 소식도 기존 주식의 매도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시장에 신규 대체 자산이 늘어나면 기존 상장 주식의 수급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국내 반도체 대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자금 조달은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 국내 IT 부품 공급망 기업들에도 심리적 투자 위축을 부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장지수펀드(ETF)'기술주 선택 섹터 SPDR(XLK)'은 하루 만에 6.66% 급락하며 사흘간 9.1%의 조정을 받았다. 금리 상승은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를 낮추는 구조이기 때문에, 미래 이익을 선반영해온 성장주 중심의 기술주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전략가들은 고객용 보고서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보다 낮아질 때 증시가 전형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과거 1973, 2000, 2008년의 자산 가격 폭락 시기가 이와 유사한 경제 환경이었다는 해설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강력한 현금 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과거의 무차별적 폭락장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단기적 변동성 확대 불가피… 인플레이션 지표와 국채 금리 주시해야


단기적으로 서학개미를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은 자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 다가오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시장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으로,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다. 고용 과열에 이어 물가 지표까지 예상을 상회할 경우 기술주의 추가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고금리 환경을 버텨낼 수 있는지에 따라 증시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자산운용사 테크전략운용역은 자산 배분 전략을 재조정하기 위해 세 가지 실전 체크포인트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첫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4.50% 선에서 안정을 찾는지 여부다. 4.5% 이상 고착 시 기술주의 멀티플 축소 압력이 본격화되므로 주식 비중을 낮춰야 한다.

둘째, 오는 511일 확정되는 스페이스X의 공모 흥행과 기술주 수급 변화다. 대형 IPO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수급 분산에 대응해 기존 기술주 비중 축소를 고려해야 한다.

셋째,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2% 기준선 밑으로 떨어지는지 점검해야 한다. 4% 초반 유지 시 긴축이 지속되나, 3%대 진입 시 금리 동결 기대가 커져 매수 기회가 된다.

거시경제 변수가 기술 기업의 펀더멘털을 흔드는 변곡점인 만큼,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를 자제하고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금리 민감도가 낮은 업종으로의 분산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